불통

by yuri

대화하기 제일 꺼려지는 상대는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지만 자신은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잘못 주입된 지식과 생각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지식과 생각을 주입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자기 계발 책에서 돈 주고 공부하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어설프게 배우지 말고 돈 주고 제대로 배우라는 거죠.

예전은 정보가 제한적으로만 돌았기 때문에 정보를 가진 사람이 득을 보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넘처나는 정보 속에서 오염되지 않은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는 것 득이 되는 시대입니다.

아무리 "이것과 저것은 다른 것이다."라고 설명해도 결재권자가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도돌이표만 반복하다가 대화가 끝납니다. "내가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게 아니라 이해가 안 돼서 그런 거예요. 나를 설득시켜 보세요"라고 말씀해 열심히 설명을 했지만 오염된 정보가 수정되지 않으니 똑같은 말만 반복하다가 결국에는 설득을 포기하게 됩니다.


초등학교에서 리코더 강사생활을 할 때 합창 악보를 보여주면서 학생들에게 리코더 연주를 시켰다가 그 반 담임 선생님에게 엄청 혼난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음악을 전공했다는 사람이 리코더 악보랑 합창 악보도 구분을 못해요. 이제부터 매 수업 시간 전에 저에게 오늘 무슨 수업을 할지 검사받으세요"라고 말하시더군요. 엘리오 모리코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는 원래 기악곡(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이지만 노래로도 부릅니다. 요즘 인기 있는 k-pop을 오케스트라 버전, 국악 버전 등으로 다양하게 변형시켜 연주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야기해도 한번 잘못 주입된 지식과 생각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저는 열러 있는 사람이니 언제든지 의견을 자유롭게 말해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치고 열려있는 사람은 못 본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내가 이 분야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내가 이해한 게 맞나?", "내가 옛날 사람이라서 답답한 면이 좀 있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훨씬 더 유연하고 열린 사고를 가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항상 아이들에게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내가 옳아', '나만 옳아'라고 생각하는 순간 상대방과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없고 나도 제대로 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싫어하는데 어쩌다 잘못된 정보가 입력되면 그놈의 알고리즘 때문에 그와 유사한 콘텐츠만 계속 나오니 잘못된 생각이 수정되는 게 아니라 한층 더 강화가 되고 점점 더 불통인 사람이 니다.


어릴 때부터 토론을 자주 해야 되는 이유는 이건 네가 맞고, 저건 내가 맞다는 것을 판가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은 넓고 나랑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승진할 때 도움이 되었던 능력이 리더가 된 후에는 나를 불통으로 만드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맞았던 지식이 지금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학창 시절에는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이라고 배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너희보다 나이가 많다고, 선생님이라고 무조건 맞는 건 아니야. 그들도 사람이니까 틀릴 수 있어. 중요한 건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거야."라고 말합니다.

나이 든 사람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불통인 사람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수학문제처럼 정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틀린 것도 완전히 맞는 것도 아나 내가 어떤 주장을 하든 그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설득당하지 않기 위해... 설득당하면 지는 거니까 더 아득바득 자기주장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불통인 사람은 설득하기보다는 그냥 피하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답이 정해진 사람을 설득하는 거니까요. 모든 전투에서 승리해야만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몇 개의 전투에서만 승리해도 전쟁을 승리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육참골단" 자기 살을 상대방에게 내어주고 적의 뼈를 취한다는 뜻입니다. 모든 싸움에게 이기려고 하면 지쳐서 정작 중요한 싸움에서는 체력이 방전되어 어이없게 패배하게 됩니다.


나를 위해서 적당히 웃어넘깁시다. :)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상상 플러스 중 "○○○씨 틀렸습니다. 공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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