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1이 친구 3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 2에게만 했는데, 친구 2는 그 이야기를 친구 3에게 전하고, 친구 3은 친구 1에 대한 이야기를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결국 이야기의 당사자인 친구 1의 귀에 들어까지 들어가 싸우게 됩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면 안 돼”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주위 어른들이 부모님 몰래 저에게 챙겨주신 용돈이 있으면 "누구한테 얼마 받았다"라고 부모님께 사실대로 다 말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첫날 선배에게 단체기압을 받으면서 들은 말이 “낮말을 쥐가 듣고, 밤말은 새가 듣는다. 말 조심해라”였습니다.
하루는 동급생이 반에서 선배 욕을 했는데 누가 그 말을 선배에게 전했는지 그 말을 한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꽤 오랫동안 단체기압을 받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대나무 숲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말이라는 건 입 밖으로 나가는 순간 어떻게든 당사자의 귀에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자 장인은 고이 간직하고 있던 비밀을 아무도 없는 대나무 숲에서 말했지만 결국 당사자인 경문왕의 귀에까지 들어갑니다.
사람은 누구나 비밀이 있고 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누군가의 비밀을 알게 되는 날이 옵니다.
상대방에게 꼭 전해야 할 말이 있고 듣고도 모른 척해야 되는 말이 있습니다.
말을 전달하는 사람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니까 나는 문제없겠지?’라고 생각합니다.
“시집살이시키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처럼 친구 1과 친구 3이 화해를 하면 따돌림당하는 것은 친구 1의 말을 친구 3에게 전한 친구 2입니다.
가장 빠르게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비밀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친한 관계일수록 “너만 알고 있어”라는 비밀의 주문과 함께 온갖 비밀을 공유합니다. 하지만 말이라는 게 발이 없어서 그런지 귀신같이 새어 나갑니다.
비밀이 비밀이기 위해서는 아무도 몰라야 합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남의 비밀을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남이 저에게 비밀을 말해주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비밀을 누군가와 공유하면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아 좋기는 하지만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이 그토록 숨기고 싶어 한 비밀을 말하게 될까 봐 조심스럽고 부담스럽습니다.
때로는 듣고도 못 들은 척해야 하고, 알고 있었어도 처음 듣는 말인 것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입이 근질거리고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아 서운하지만, 말을 전해서 곤경에 빠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손가락을 보여주시며 자주 하던 말이 있었습니다.
“네가 다른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하면(두 번째 손가락), 한 명은 중립(엄지손가락), 3명은 그 욕을 한 너를 욕한다(중지, 약지, 새끼손가락)”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말을 안 하고 살 수 없지만 말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잘하면 천냥 빚도 깊지만, 잘못하면 곤란한 상황에 빠져 꽤 오랫동안 허우적거리게 될 수 있습니다.
학생 상담을 할 때 고등학교 생활 내내 지겹게 들었던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입 밖으로 나간 말은 어떻게든 당사자의 귀에 들어가니 되도록 좋은 말을 많이 하고, 당사자가 들었을 때 기분 나쁜 말은 전하지 말고, 우연히 들었어도 잊어버리라고 합니다.
간혹 말 조심하라고 하면 아애 말을 안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수다를 떠는 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내 말이 당사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떠드는 것과 모르고 떠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내 말이 당사자의 귀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말하라는 것입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아이에게 “이런 말은 옮기지 않는 게 좋다”라고 알려주고, 전달하는 게 좋은 말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지를 부모가 아이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교우관계도 완만해지고, 사회생활도 잘할 수 있게 됩니다.
인생이란 게임 공략집처럼 가이드북이 없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은 만큼 경험치가 쌓이기 때문에 그 경험을 아이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지를 고민해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