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하고도 발칙한 다이어리
시평선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상의 선이다.
이어서 입학식을 해.
나에게도 후배가 생긴다는 거지.
역시 입학식, 방학식, 무슨 무슨 식들은 교장 선생님 잔소리가 반 이상을 차지해.
입학식이 아니라 선생님의 말씀 대잔치야.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겠다는 선생님의 한마디는
앞의 말을 다 합친 거보다 더 길게,
끝날듯하다가 한참을 다시 이어져.
우리가 학원에 다니는 것처럼 교장 선생님들도 단체로 ‘말씀 학원’에라도 다니는 것 같아.
그래도 입학식이니까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나라도 하리라 기대하고 있어.
급식으로 마라탕후루를 준다든지 하는 거 말이야.
탕탕 후루후루 탕탕탕 후루루루루…….
그런 걸 기대하건만 다 거기서 거기 Ctrl+C, Ctrl+V.
우리에겐 창의력, 상상력을 기르라고 잔소리하면서
선생님들의 말이나 행동은 다들 똑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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