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나이 스물여섯. 죄수들을 너무 때리고 싸운다고 그는 벌방(독방)에 수감되었다.
독방은 간신히 사람 하나 눕고 일어날 자리였고 머리맡에 고무 대야 물통이 있고 그 옆으로 화장실이 있었다. 가정용 빗자루도 하나 화장실 입구에 놓여 있었다.
밥때가 되면 출입문 아래 네모난 구멍으로 밥과 국 따위가 들어왔고 식사가 끝나면 거두어 갔다.
벽엔 누군가 수갑으로 그려놓은 여자의 드러누운 나체가 있었다. 특히 그 부분을 세밀하게 그려 놓아 그는 그것을 보고 자위행위를 했다.
독방 생활이 싫을 땐 난리를 피워댔다. 대야에 담긴 물을 다 쏟거나 백열등을 빗자루로 부수었다.
수갑 찬 손으로 부술 것도 없는 방을 다 망가 뜨리며 고함을 치면 교도관들이 문을 열고 그를 제압하려 했다.
그러면 그는 고무 대야로 그들을 내리쳤다. 손엔 수갑을 찼기 때문에 주먹을 사용할 수 없어 닥치는 대로 휘둘렀다.
어느새 다섯 명의 교도관이 달려와 그를 붙잡고 복도로 끌고 갔다.
그들은 그를 무릎 꿇린 후 돌아가며 등에 채찍을 휘둘렀다. 그는 그때 죽음의 공포를 맛보았다.
독방에 다시 들어온 그는 창살에 대고 교도관 욕을 했다. 그러자 이번엔 교도관이 주먹으로 그의 오른쪽 코뼈를
쳤다.(그의 오른쪽 코뼈가 주저앉은 게 그 때다.)
광란의 시간이 지나고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그는 차츰 마음이 안정되었다.
심심한 차에 조용히 교도관에게 성경책 한 권을 달라고 부탁하자 곧 구해 주었다.
스무 살 때 마태복음 첫 구절만 읽은 게 다였지만 이번엔 집중이 잘 돼 한 권을 단숨에 읽었다.
66권 전부를 읽고 오열과 같은 희열을 느꼈으나 그것도 잠시, 이번엔 하나님을 욕했다.
그리고 성경책을 박박 찢어 화장실에 처넣었다.
시간이 갔다. 계절이 바뀐 줄도 모르는 시간이 가고 그는 어느 정도 독방 생활에 익숙해져 갔다.
욕도 안 하고 싸움도 안 하고 10개월이 되자 수갑이 풀렸다. 맨 손으로 산책을 나가니 동료들이 축하한다고 그를 위로해 주었다.
또 시간이 가고 이젠 독방 생활이 평안해져 갔다. 급기야 평생이라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 평안함을 느끼는 순간이 왔다.
"지 만원 출소! “
교도관이 그의 이름을 부르며 문을 열었다. 스물아홉. 그는 다시 세상에 내 던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