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살아있다.
한달간의 병가가 끝이나고 오랜만에 출근했다.
아직 혼자있는건 힘들지만 어차피 고립되서 혼자일하는게 아니기에 버텨볼만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병동안으로 들어갔고 환자들을 마주치자마자 다시 심장이 강하게뛰었지만 애써 웃으며 참아보았다.
힘든내색은 안하려고 노력했다.
일하는도중 위기가 조금씩 오긴했지만 참을만했고 간신히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있었다.
병가중에 했던 달리기와 공황과 맞서보겠다는 다짐은 이미 재가되어 바스러진지 오래였다. 일할때 공황온걸티내지 않기위해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리고 거기다 없는 에너지를 끌어다가 집중을 하다보니 집에오면 녹초가되어 쓰러지기 일수였다. 정말 픽 쓰러진다는게 어떤느낌인지 알수있었다.
이런 루틴으로 두달정도가 지났을까 한번은 야간근무하다가 긴장감에 너무 무서워서 같이 일하던 간호사에게 말한후, 아니 말이라기보다 그냥 통보를 한후 근무지를 이탈해서 응급실가야겠다고 탈주해버린적도 있었다.
다음날 같이일했던 간호사는 화를내기보단 안부를 물어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다른건 다 없지만 인복 하나는 타고난거같다 글을 적으면서 하나하나 기억을 끄집어내보니 금쪽이도 이런 금쪽이가 없다. 하긴, 병원이사가 말단직원인 내이름을 알고있는거자체가 이상하다생각했어...
이런나를 계속 안고 가주다니 병원의 모든 직원들에게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번더 하게된다.
복귀전에도 다짐해보고 한번 맞서보려고 발버둥도 쳐보고 했지만 결국 공황이오는 이 긴장감앞에선 무기력해졌다. 두근거리면 먹어라고했던 약은 충분히 있긴있었지만 두근거릴때마다 먹고싶진않았다.
그냥 심적으로 안정감을 챙기기위해서 들고만 다닐뿐 최대한 자제했다.
그렇게 힘들게 계속 다니고있던 그 무렵 같이 일하던 보호사형님이 나에게 이런말을해줬다. 그리고 그말을 기점으로 공황은 사라졌다. 그말로 사라진건지 아니면 사라질때가되서 사라진건지 그건 나도 잘모르겠다.
병동밖에서 그형님에게 공황때문에 죽겠다라고 말하니 웃으면서
'그래도 니는 오래 살 팔자 인갑다.'
공황때문에 제대로 생활이 안되고있는데 오래 살다니 무슨말인가싶었다. 그리고 이어서 말해주었다.
'지금 봐라, 공황이건 아니건간에 몸안에서 위기신호를 보냈고 그로인해 그렇게 펴대던 담배도 끊고 매일 마시던 술도 끊고 안하던 운동까지 하지않냐고. 게다가 너 카페인까지 끊었다며? 평생을 그 위기신호를 감지못하고 몸에안좋은짓거리 하다가 더큰 병 얻고 가는 사람도 많다. 그에반해 조기에 알아채고 안좋은건 끊고 생활패턴을 교정하고있으니, 니는 지금 죽을 운명이아니고 그냥 오래살 운명인거여. 축하한다.'
그말을 듣는순간 머리에 뭔가 꽝 하고 맞은 느낌이였다. 공황이 축하라니 이건나름대로 신선했다.
그런건가! 난 오래살 운명이었던건가. 이건 그냥 공황이아니라 몸안에서 위기신호를 보낸것인가 그걸 나는 알아채고 조치를 취한것이다. 만약 공황이 오지않았다면 나는 지금까지 그대로 담배피고 술마시고 고카페인 음료 벌컥벌컥 마시고 있었겠지.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단것도 몰랐겠지. 정말로 돌연사할수있는 상황이였는데 두근거림과 긴장감이 나에게 끊임없이 신호를 보냈기때문에 생활패턴 교정을 하고 병원에가서 검사를 할수있었던거같다.
순간 몸안 혈액 구석구석이 박하향을 풀어놓은것마냥 시원했다. 머리도 맑아졌다. 나에게 오는 긴장감과 두근거림이 나쁜신호와함께 공포라는 강박관념에서 해방되는순간이였다.
집에 혼자있어보았다. 긴장감은 똑같이 올라왔고 호흡은 거칠어졌다. 하지만 저번과는 마음가짐자체가 달랐다. 팔굽혀펴기도하고 컴퓨터를 켜고 게임도하면서 두근거릴거면 내가 더 뛰게 해줄테니 끝까지 두근거려봐라 죽는다면 이또한 운명이겠지 라는 마인드로 맞섰다. 아니 사실 겁났다 죽긴싫다 하지만 성질더러운 치와와 마냥 으르렁거리면서 버티고 버텼다.
집에 혼자있는게 성공하는 순간이였다. 이후로도 며칠동안 혼자있을때 미칠듯이 심장이뛰었지만 더 심장이뛰게 집안에서 운동도 했다 하지만 죽지않았다. 긴장감이 극도로 치닫았지만 컴퓨터앞에 앉아 게임을하면서 집중을 다른곳으로 돌렸고 애써 외면했다. 나는 죽지않았다. 난 살아있다.
그이후로 뭔가 긴장감이 올라와 심장이 두근거리면 그상황을 피하지않고 그대로 상황속으로 내몸을 던져넣었다. 이젠 공포스럽지않았다.아니 공포스럽긴했지만 그냥 피하지않고 계속 맞섰다. 난 괜찮다. 오래살 운명이다. 나는 죽지않는다. 남들은 느끼지못하는 몸의위기를 나는 알아챘다. 덤벼라. 라는 마인드로 계속 날 던져넣었다. 그렇게 한두달이 지나자 서서히 빈도는 낮아졌고 심장을 가로막는 안개가 걷힌것 처럼 맑아졌다. 이렇게 짧다면 짧은 나의 공황은 7개월정도 만에 막을내렸다.
막을내린건지 아직 잠복하고있는건지 나는 모른다. 이게 공황이였던건지 아닌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다만 심장전문의가 문제는없다 심리문제인거 같다 라고했으니 나스스로 공황으로 단정지은것이다.
하지만 그때 처음 느꼈던 긴장감과 죽을듯한공포, 엄청빨리뛰는 심장박동수는 아직까지 잊을수없었고 두번다시 그느낌을 받고싶지않기에 지금도 카페인은 일절 섭취하지않고 금연역시 진행중이다.
내몸은 언제나 나에게 신호를 준다. 그 신호를 예전에 무시했다면 지금은 무시하지않는다.
공황이 내몸에 물러나간후에도 카페인과 흡연은 일절 하고있지않았다. 공황은 나에게 금연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가장큰변화는 흡연자일떄는 간헐적으로 두통이있었는데 금연하고 난뒤 이 두통이란걸 한번도 느낀적이 없었다.
어쨌든, 공황이라는 큰 산도 넘었고 활기차게 생활을 계속했고 어느덧 직장인건강검진날도 와서 건강검진도받았다. 금연도하고 술도 끊었고 카페인도 끊었다. 금연하면서 단게 땡겨서 좀 먹긴했지만 뭐 담배피는것보다 훨씬 좋지뭐.
그리고 검진표를 받았다
공복혈당 125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상태이므로 생활 습관 개선 및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관리가 필요합니다-
라고 적혀있었다.
하...하하하하하....
나 이제 막 괜찮아졌다고.... 오래 살 운명인거 맞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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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난 당뇨랑도 싸워야한다. 전쟁이 끊이지않는다 아주그냥
재미있어..아주 재미있어!!
하지만
난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