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200 21화

권태기

그리고 종지부

by 지켜보는사람

경아를 만나서 연애를 한 기간은 9년이다. 그리고 현재 2025년, 경아와 결혼을 한지 1년이 되었다.


만나기 시작한 그순간부터 나는 최선을다했다. 만날때 최선을 다하면 나중에 헤어져서도 후회같은걸 하지도않고 그리워하지도않는법 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다곤하는데 뭘 엄청나게 뭔갈 한건아니고 그냥 시간이되면 경아가 있는 직장으로가 퇴근할때쯤 만나 밥먹고 오고 쉬는날이 맞으면 같이 드라이브가서 맛있는거 먹고오고 좋은곳이있으면 같이 구경갔다. 그리고 나는 2교대근무이다보니 저녁근무를 하는날엔 아침에 퇴근을 하게되는데 퇴근하는길에 경아집도 중간에 걸쳐져있어서 겸사겸사 연락해서 직장에 데려다주고 집에 와서 쉬곤했다.



한번은 퇴근하는길에 차안에서 경아는 우스게소리로 이렇게까지 출근시켜주고 퇴근시켜주고 안해도되니까 그냥 쉬어도된다고했다. 그말에 나는 내가 좋아서 하는거니 괜찮다고 일축했다. 창문을 반쯤내린 조수석에서 바람을 맞고있던 경아는 나를 휙보더니 말했다.

"오빠 이렇게하다가 어느순간안하면 나는 분명 변했다고 생각할건데? 그냥 일찌감치 쉬지 그래?"


나는 두손으로 핸들을 잡고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말했다.

" 난 안변해 "


" 다들 그렇게 말하지 "


경아는 말한후 다시 조수석 창문을 바라보며 팔짱을 꼈다.

조수석과 운전석 양쪽 창문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나는 대꾸한다.

" 하긴.. 아마도 변하겠지? "


내말에 창문을 바라보던 경아는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쏘아봤다.

" 에헤이,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

" 그럼 내가 언제변하는지 옆에서 지켜보면 되겠네 "

경아를 잠깐 보면서 웃었다.


.

.








어차피 내가적고있는 이 글은 경아가 보지않는다. 그래서 하는말이지만

사실 귀찮을때도있었다.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

다만, 변한놈이 되기싫어서 오기를 부리면서 갔다. 하지만 사람일은 모르는법, 혹시나 이글을 경아가보게된다면..

후후.. 사랑해요. 장난이얌







어쨋든, 연인들 사이에서 흔히들 발생되는 권태기. 물론 이 권태기라는게 없는 사람들도있다. 하지만 하늘이 점지한 천생연분이 아닌이상 둘중에 한명은 연애를 하다보면 결국은 권태감을 느낀다고본다.

우리라고 피해갈순없었고 이 권태기는 경아한테서 나왔는데 , 경아랑 만난지 100일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둘이 카페에 앉아있다가 나를 보며 담담하게 권태기가 온거같다고 말했다. 그말에 머금고있던 복숭아 아이스티를 경아얼굴에 뿜을뻔했지만 가까스로 목구멍뒤로 삼키고 혹시 잘못한게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말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는 굳게다문 입을 살짝 때면서 나에게 권태기가 온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알다시피 경아는 친구의 소개로 만났다. 친구는 가게 매니저로 일을 하고있었고 저녁에 경아가 가게마감을 치고 나올때 친구역시 같이 마감을 하고나온다. 당시에 난 담배를 폈었기에 겸사겸사 친구랑 같이 담배도 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다가 한번은 친구가 나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경아집에 데려다주면 드라이브조금더해서 나도 떨궈주나?"


"편의점에서 콜라하나 사주면 ?."


" 오케이 콜 "


그렇게 친구를 태워다 주었고, 저녁에 잠깐잠깐 경아를 볼때는 친구는 어떨땐 음료수, 또 어떨땐 담배한갑을 슬며시 나에게 찔러주면서 윙크를 했다. 나역시 친구가 찔러주는 음료수나 담배를 받으면서 "갑시다 손님" 이라고 웃으면서 응대했다.

물론 이런 모든 장면은 경아는 다 보고있었다. 나도 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별 문제없었다고 생각했지만 경아눈에는 그게 아니였었다고 한다. 친한친군데 그냥 태워줄수도있을텐데 꼭 무언갈 받는걸보고 내가 상당히 이기적여 보였고 거기서 그런 이기적인 모습에 권태감이 느껴졌다고 했다.


흠..뭐 어찌보면 이기적여 보였을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말에 해명을 조금은 해야겠다싶어서 약간의 해명을 했다. 친구끼리 아무것도 안받고 가는길에 조금더 가서 떨궈줘도 상관없긴하지만. 그래도 작은 음료수 하나 정도 사주면 그친구도 내차를 타고갈때 마음이 편하고 나도 뭐라도 하나 얻어먹으니까 기분좋고 서로 윈윈 이라고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친구가 음료수하나 담배하나씩 사주는걸 거리낌없이 받았고 만약 내가 거부했다면 친구도 몇번은 그냥 타고갔어도 결국 불편해서 내차를 계속 타지않았을거라고 해명을 했다.


경아는 그말에 팔짱을끼고 고민에잠기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해주었다. 하지만 이런 권태감이라는것은 해명이된다고해서 바로 사라지는건아닌걸 안다. 평소보다는 조금은 일찍 헤어졌고 각자의 집으로 갔다. 물론 권태기가 왔다고 나에게 말만했을뿐 시간을 가지자거나 연락을 하지말라는 다른 조치는없었다. 그냥 평소하던데로 퇴근길에 경아를 태우고 직장으로 갔고 별다른말이없어도 경아가 퇴근할때 가서 밥을 먹었다.

아무래도 경아가 퇴근할때는 항상 허기가져있었기에 밥으로 유혹하면 권태감이고 뭐고 일단 먹을수밖에없었을것이다. 권태기가왔다고 나한테말했지만 그냥 아랑곳하지않고 평소하던데로 똑같이했다. 권태기를 힘들게 극복하고 뭐,그런거없이 솜사탕을 물에넣은듯이 그냥 권태감은 녹아없어졌다.




어느정도 시간이지난후에 경아한테 권태기 어떻게 극복했냐고 물어봤었다.

"보통은 권태기가 왔다고 하면 멀어지거나 시간을두거나 거리를 두게되는데 오빠는 감정기복없이 그냥 평소대로 해줘서 나도 자연스럽게 음? 권태기가 맞나? 하는 의심이들기시작했고 그냥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고 말해주었다. 그리고선 나에게 물어보았다.


"오빠는 권태기가 안왔어? "


"글쎄, 안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그런데 갑자기 이사람이 내옆에서 딱! 사라졌다 영원히 없어졌다고 가정했을때 나는 과연 괜찮을까?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봤어. 그때 나는 항상 안괜찮았기때문에 권태기가 올틈이없다. 만약 괜찮다면 그건 그냥 권태기가아니라 끝난 관계겠지. "


경아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재차 물어보았다.


"만약 그때 내가 권태기왔다고 헤어지자고말했다면 헤어졌을 건가? "


"당연하지"


"와 , 생각은 좀 하지 바로 당연하다가 나와버리네 "


"봐바, 헤어지자는건 결국 1프로라도 생각이있기때문에 던지는말이야. 그런사람을 억지로 잡을필요도없어, 만약 잡힌다한들 가지고있던 1프로가 사라지는것도 아니고 더커질수도있지, 그리고 모든건 한번이 어렵지 두번은 쉬워, 그래서 아무리화가나도 또는 홧김에 헤어지잔말을 던지는 사람은 홧김이 아니라 이미 헤어질각오를 하고던졌다고 생각하기때문에 안잡아. "


"그래도 나중에 보고싶거나 후회할수도있잖아 "


"그래서 옆에있을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잖아. 최선을다했으면 헤어져도 후회가 남지않거든, 생각도나지않고 "


경아는 곁눈질로 대충 쏘아보면서 말했다.


"으으... 짜증나!! 밥이나먹으러가자 "


" 밥 좋지. 경아가 좋아하는 시장칼국수 먹으러갈까? "


"좋지"



이후로도 9년동안 손잡고 다니면서 다툼은 있었지만 헤어지자는 말은 한번도 나오지않았다.

하지만, 좋았던관계와는 별개로 결혼에 대해선 서로 차일피일 미루고있던 어느날 긴연애의 종지부를 찍기위해 누군가 움직였고 순식간에 결혼까지 일사천리로 이루어져버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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