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200 20화

여자는 이렇게 꼬시면됩니다.

반해버렷!

by 지켜보는사람

친구를 통해 소개받은 여자는 이름이 경아라고했다.

소개받은날 저녁에따로 선약이있어 가야한다고하기에 데려다주었고 그곳은 '별밤' 이라는 2090노래를 틀어주는 클럽이였다. 예전 여자친구역시 이 클럽때문에 자주싸우고 감정소모를 엄청나게해서 결국 헤어졌다. 그랬는데 소개받은 경아 역시 클럽으로 들어가니 이관계는 딱 오늘까지구나 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접고 집에 도착했다.

카톡으로 들어가서 "즐거웠습니다. 재미있게노세요! " 찹찹한마음을 뒤로넣어두고 마지막 메세지를 보냈다.


'카톡 !'


" 지금 친구만났어요. 덕분에 잘 놀고있습니다. "


뭐지. 왜 답장을 하는거지? 핸드폰을 두손으로잡고, 앉아있던 의자등받이에 등을 기댄체 머리위로 핸드폰을 바라보며 생각해본다.

이거 답장을 해줘야하는건가? 하지 말아야하는건가. 흠.. 일단 한번 질척거려볼까?


"별말씀을요. 재미있게 노시고 출근 잘하세요"


이제 진짜로 마지막 답장을 보냈.. '카톡 !'


?


바로 답장이왔다고? 지금 이분은 클럽에 가있을텐데 왜 답장이 바로오는건가.


"친구는 춤추러 나갔고 저는 그냥 앉아있어요 !"


마치 시끄러운 음악속에 소리를 높혀 옆에서 크게 대화하는것만같은 느낌의 카톡이였다. 계속해서 간단하게 답장을 했고 바로바로 칼같이 답장이 날라왔다.

결국 주고받던 메세지는 경아가 클럽에 나와서 집으로 들어가는 새벽까지 이어졌고 집에들어가고나서야 나도 막 귀가한듯 인사를 하고 다음만남을기약하고 잠을 청했다. 이불을 덮고 천장을 바라보면서 곰곰히 정리를 해본다.


홈플러스에서 경아 만남 -> 자동차 이름 개그로 무리수를 던짐 -> 분위기 싸해짐 -> 어찌둥둥식사하면서 통성명도함 -> 매너상 카페까진가서 이야기를 함 -> 카페에서 선약있다고 경아가 일어남 -> 하필그곳이 클럽임 -> 소개는여기까지구나 생각하고 데려다 드리겠다고함 -> 흔쾌히 수락하고 약속장소에 데려다주고 집으로귀가함 -> 예의상 즐거웠다고 메세지를 보냄 -> 반전발생 -> 칼같이 답장이오고 집에귀가할때까지 메세지로 이야기가이어짐 -> 다음만날 날을 잡음.


뭐지?

이거슨 그린라이트인가? 왜 클럽을 갔는데 연락을하지? 원래 연락안되야하는거아닌가? 전에 만났던 여자는 클럽에 간다고하면 그길로 다음날까지 연락이 끊겼다. 그래서 그것때문에 많이싸웠기에 당연히 클럽가면 연락이안된다고 생각했다. 흠.. 아니지아니지 일단 김칫국은 마시지말자.

그런데 또 만날 날을 정했잖아. 만약 '으! 남자 오징어같아 만나기싫어' 라고 했다면 굳이 메세지를 길게 가져갈필요도없을거고 만날날을 따로 정하지도않았을것이다. 흠. 그린라이트라기보단 그냥 몇번더 만나면서 간을 좀 보자는건가.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하면서 잠에 들어본다.




오늘은 경아를 만나기로 한날이다. 음식점에서 일하는 특성상 저녁늦게 마치다보니 9시가넘어서야 만났다.

데이트라기보단 그냥 잠깐만나서 밥이나 먹자는식으로 이야기끝나서 밥만먹고 각자 집으로 갈 요량으로 날을 잡고 만났다.

마치는 시간은9시인데 친구가 가게 매니저였고 마감할때는 가게규모가 큰 가게가 아니다보니 직원은 경아랑 친구 그리고 주방에서 같이알하고있는 남자한명 이렇게 3명이 다였기에 나보고 들어와서 기다리라고했다.

마감시간이라 가게안엔 손님이 없었고 직원도 3명밖에없었기에 염치불구하고 가게로 들어가서 기다리고있었다. 이때처음으로 음식점 주방을 직접 들어가보았다. 베트남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였는데 안에 애니메이션이나 음식영상을 보면 항상 나오는 '웍'이있었다.

웍.PNG




살면서 음식점 주방에 들어가볼 기회는 없었던지라 웍을 잡아봐도 되냐고 허락을 구하고 한번 잡아보았다.

영상속의 주방장이나 만화속의 캐릭터처럼 웍을 잡고 휙휙 흔들어보았.. 흔들어보았... 흔들... ???

당황했다. 가볍게 슉슉슉 할줄알았는데 두세번정도 흔들었는데 손이랑 팔에 힘이 많이들어갔고 힘이들었다.

동그란눈으로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경아를 쳐다보자 웃으면서 요령이없어서 그런거라고 내가 잡고있는 웍을 가져가더니 휙휙휙 웍을 돌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할때는 굉장히 그 움직임이 무거웠는데 경아가 하는걸보고있으니 웍은 굉장히 가볍게 움직이고있었다.

그나저나 웍을 돌리고있는 모습을 보고있으니..



어멋.PNG



이때 경아한테 제대로 반했다.


그런거같다. 첫만남에 경아한테는 그리 호감을 느끼지않았다. 살가운인상도아니였고 화장도 강하게 했었다.

그래도 친한친구가 소개를 해줬으니 서로 이어지지않더라도 개념없는 사람보단 그래도 친절했던 사람으로 인상을 남기고자 친절하게대했다. 그런데 이상한데서 반함포인트가 나에게 날라와 가슴팍에 꼳혔다.

웍 을 돌리는 모습을 보는데 그렇게 이쁘고 멋질수가없었다.

예전에 경아가 나한테 물어본적이있었다. 나는 이쁜얼굴도 아니고 살갑지도않은데 왜 나를 만났냐고. 나는 바로 말했다. " 웍 돌리는 모습이 그리 이쁘더라" 라고 말했다.

당연히 표정은 '?????' 물음표로 가득찼다. 왜? 웍돌리는게 ? 왜? 라고 재차 물어봤지만 '나도 모르겠다' 라고 대답했다. 지금 적으면서 생각해도 왜 거기서 반했는지 나도 모르겠다 그냥 이뻤다.

다들 그런적있지않는가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쓸모없는 포인트에서 반해버리는것. 나만그런가? 나만 그럴수도있겟지.

어쨌든! 가게 마감을 하고 경아를 데리고 고기 집으로 향했다.

고기집으로 데려간이유가 또 있다.

경아와 소개를 받고난뒤 친구가 전화와서 어땠냐고 물어보길래 만나서 헤어질때까지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해줬다. 그리고 친구는 그이야기를 해줬다. 사실 예전에 만났던 남자친구가있었는데 남자가 바람을펴서 헤어졌다고한다. 원래 굉장히 잘먹는 친구였는데 몇달전부터 식음을 전폐해서 애가 해골이되가고있다고 나에게 말해주었다. 이번에 클럽을 간것도 친구가 기분도 풀어줄겸 데려갔다고했다는것이다.

그런 정보를 듣고나니 나름 짠한마음에 밥이라도 맛있는거 맥여줄 요량으로 고기집으로 데리고갔다.

고기집에 앉아서 고기를 구우려고하는데 경아가 집게를 가져가더니 나에게 말했다.

"제가 구울게요."


"아뇨, 제가 구워야지요"

웃으면서 다시 집개를 가져가려고하자 경아는 내눈을 진지하게 보더니 말했다.


"내가 더 잘 구워요."


이럴수가..

코피.gif



웍을 잘 돌리고 고기마저 맛있게굽는여자라니 반하지않을수가없다. 웍에이어서 고기까지 2연타로 반해버렸다. 하지만 이날에도 경아는 고기를 많이먹진않았다. 이날 나는 다짐했다. 경아랑 잘 이어지던 못이어지던 그냥 아는 오빠동생사이라도 좋으니 옆에두고 고기먹으러가야겠다고...




고기를 먹고나니 이미 시간은 늦어져있었고 집에 태워주었다. 집으로 가는길에 소개날 당시에 있었던 이야기를했었는데 당시에 본인도 소개를 받긴싫었다고했다. 헤어진지도 몇달 밖에안됬었고 누군가를 또 만나야하는게 부담스러웠다는 이야기. 하지만 친구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일단 연락처만 달라고했었고 예의상 연락을 시작하게되었다고한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궁금증이 하나있어 물어보았다.

약속있는날 만난이유는 뭐냐고 그랬더니 사실은 관심이 없기도했고 그냥 만나서 밥정도까지만 먹고 일찍일어나려고했었다고한다. 그런데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니 행동을 하던 말을하던 본인을 향해 보여주는 어설픔을 지켜보는게 재미있었고 보다보니 약속시간이 되어 급하게 가야된다고 말했다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해주었다.그래서 미안한마음에 답장도 바로바로 했는데 이게 또 재미있어서 계속하게됬다고한다.

나는 괜찮다고 한후 서로 이어지던 안이어지던 좋으니까 맛있는게 있으면 같이 먹으로 가자고 말했다.




그렇게 두달동안 시간나는데로 정말 밥만먹으면서 다녔다. 맛집을 찾아가거나 그런것도아니였다. 애당초 휴일이 틀려서 같이쉬는날이 맞지도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아가 마치는 늦은저녁에 야식으로 밥을 먹으러 다녔다. 간단하게 밥만먹고 헤어지기를 두달동안꾸준히했고 어느날 해운대 달맞이고개 중간 조용한 주차장에서 내가타는 스파크 끙끙이를 주차하고 나름 분위기를 잡아서 이야기했다.


"경아야, 우리가 이렇게 만나고 맛있게 밥먹고하는것도 인연인..."


"알겠다."


"응?"


"알겠다고"


"어.. 그래도"


"으, 오글거리니까 하지마. 알겠으니까"


"아.응 그래."


그렇게 경아와 만남이시작됬다.




한번은 경아와 쇼파에 앉아서 TV를 보면서 물어보았다. 자기는 나의 어떤점이 좋아서 사귀는걸 허락했냐고.

그랬더니


"밥 잘 사줘서! "


"아하 !"


그러고선 둘이서 아이스크림을 야무지게 먹으면서 TV를 계속 바라보았다.

맛있게먹고있는 경아를 보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자기 살찐모습 보니 보기좋네."







묘지.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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