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무기 : 성매매
(24) 몸을 파는 일은 영혼을 파괴한다
성(性)매매에 있어서 남성은 주로 돈을 주고 사는 것에 관심이 많고, 여성은 돈을 받고 파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호주,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그리스, 뉴질랜드, 튀르키예, 멕시코, 콜롬비아, 우루과이, 페루, 싱가포르 등의 국가는 합법적 공창제를 시행 중이며, 잉글랜드, 덴마크,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핀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홍콩, 마카오 등은 성매매 알선이나 집창촌은 불법이지만 성인 간 성매매는 위법이 아닙니다. 또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 캐나다, 이스라엘 등의 국가는 구매자만 불법으로 처벌하는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도 가끔 공창제에 대한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오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합법적으로 성매매를 개방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성매매를 금지한 국가들이 더 많습니다. 전 세계 203개국 중 공창제를 시행하거나 판매자를 처벌하지 않는 나라는 약 50여 개국뿐이지요.
사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성매매가 합법인 나라들이 더 많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합법인 나라들이 줄어든 것이죠. 그렇다면 왜 그런 것일까요?
성매매 합법화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습니다. 이 문제는 크게 ‘인권, 위생, 사회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1) 합법화 찬성 견해
성매매 종사자들의 법적 보호를 통해 폭력이나 착취, 인신매매 등에서 여성의 안전을 도모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받고 보호하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또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성매매 종사자의 건강과 성병 감염 등 전염병의 전파를 공중보건 차원에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불법 조직이 범죄화하여 성매매 종사자들이 착취되는 구조를 예방할 수 있고, 종사자는 납세를 통해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합법화 반대 견해
합법화하면 성매매 종사자들의 착취와 인신매매가 더욱 증가할 것이란 주장입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법은 아니란 것이죠.
성을 사고파는 행위 자체가 부도덕하고 윤리적인 문제점이 있으며,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성차별 또한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지요.
또한 성매매 합법화 자체가 불법 성매매를 근절하지 못할 거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스웨덴, 노르웨이, 캐나다처럼 성매매 종사자는 보호하면서 구매자만 처벌하는 노르딕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성매매에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몰카 범죄
국민이 대부분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핸드폰을 휴대하게 되면서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많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매매 여성들이 유출의 피해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불법으로 성매매를 하다 보니 이런 여성들은 영상으로 찍어서 유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있는 듯합니다. (당연한 일이 아니며, 유출 가해자에게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만약 성매매 영상이 인터넷에 유출되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을 모르는 사람들이야 딱히 그 문제에 관심이 없지만, 여러분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해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욕을 하는 사람도 많지요.
2) 성병 문제
TV에서 에이즈에 걸린 젊은 성매매 여성을 본 적 있습니다. HIV바이러스의 보균 상태에서 알게 되면 약물로 증상을 관리하면서 살아갈 수 있지만, 시기를 놓쳐 에이즈 발병으로 이어지면 치료법이 없어 사망하게 됩니다. 지금 죽기에는 너무 억울하다며 아직 30대 중반을 넘어서지 못한 젊은 여성의 울음소리가 기억납니다. 이 여성은 에이즈 진단 후 보름 만에 사망하였습니다.
‘에이즈’도 무섭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성병이 존재하며 감염자의 건강에 치명적이거나 여성에게는 영구 불임을 일으키는 질병도 있습니다. 어떤 성병들은 콘돔으로도 예방하지 못합니다.
3) 심리적인 문제
성매매는 종사자의 자존감을 낮추거나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같은 정신 질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여성이 정서적인 불안을 호소하며, 자살 충동을 느낍니다.
4) 범죄 노출 문제
몰카 범죄 외에도 성매매 종사자는 다양한 범죄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불법이다 보니 이것을 약점으로 이용하는 일이 많습니다. 성매매 여성의 금품을 갈취하거나 폭행 또는 개인 정보 유출을 빌미로 협박하기도 하지요.
이런 문제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 알선 업체나 집창촌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 노동 착취나 인신매매에 노출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잘 알면서도 많은 여성이 경제적인 이유로 성매매를 선택합니다.
부모 없이 조부모의 손에 자라 성인이 되었는데 키워준 조부모는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하고, 어리거나 미성년자인 동생들은 아직 보호가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 생활비와 조부모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하지만 쉬운 돈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고 했습니다.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매매’라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를 버리지 말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함께 사회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