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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더언니 Sep 07. 2018

남들은 다 잘하는데

나만 못하는 것

남 소개팅은 그렇게나 잘 해주면서,

미팅 주선은 꼭 내가 하면서도,

"소개팅 해줄까?" 라는 친구들이 주위에 있어도,

정작 이제껏 한 번도 해본적 없는 나는.



연애라면 이제 너무 지쳤다고.

지금은 남자를 만날 때가 아니라고.

조금이라도 마음을 주면 먹고 튀는 놈들 때문에 더욱 믿을 수가 없다고.


그렇게 변명만을 늘어놓는 나였다.



그러나 사실 나는,

어쩌면 누구보다도,

더 예쁜 사랑을 꿈꾸고 있는건지 모른다.



다정한 눈빛으로 쳐다봐주고,

이따가 전화한다는 약속을 꼭 지키며,

길에서 수레를 끄는 할아버지 뒤를 같이 몰래 밀어주고,

아무 날이 아니더라도 꽃을 선물해주고,

(나 그러고보니 여태껏 남자에게 꽃 받은적 한번도 없음 젠장)

삼청동 한적한 골목을 아무 말 없이 나란히 걸어도 어색하지 않은,

차에서 나오는 음악을 나와 같이 흥얼거릴 수 있는,

호들갑치며 영화보는 나를 알고 미리 내 눈을 가려주고,

힘든 날엔 아무 것도 묻지않고 토닥여주고,

떡볶이 국물에 내가 좋아하는 허파를 콕 찍어주고,

나의 애기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을 사다주는,


그런 별거 아닌 것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연애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또 헤어져야 하는 연애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내가 마음에 담아오고 꿈꾸는 소소한 행복함을,

함께 누리는 것이,

왜 나에게는 이렇게나 힘겨운 것인지.

왜 항상 끝에는 이별이 있는건지.


나는 그 것이 너무나 무서워서.

시작도 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나도,

자꾸 도망만 치게 되는 것 같다.



이 사람과의 인연도.


내가 더 좋아하게되면 그렇게 끝이 있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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