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먹지 콩탕의 여자

by 남모



무청처럼 새카만 얼굴의 여자가

꺼먹지 콩탕을 내오고 있다

늙고 젖은 손이 밟혀 수육까지 청하니

여자는 오늘치 행복을 눈대중하며

서리태처럼 까맣게 웃는다

별미인데 손님이 휑하다는 오지랖에

사는 게 당최 물색없는 거라며

그게 다 보리밥풀로 잉어 낚으려는 심보라나

질뚝배기 콩탕과 수육 한 접시에서

산전수전 공중전 맛이 났다

덧정 같고 잠언 같은 식탁은

돌부리도 밑반찬이 되는 이적의 시간

문밖을 보다 졸기도 하는 식당의 마리아

그 저녁 여자는 아슴한 꿈을 먹고

식객은 술과 고기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