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술상을 봐드렸네
몇 달 만에 막일 다녀온 저녁
삭신이 쑤신다 앓는 소리에
고사리손 받쳐든 양은 소반은
전 하나 두부 한 모 김치 한 종지
조심조심 탁배기도 따르고
어머니 손 빌어 차린 가난한 술상
두부 한 점 집어 물고 생목이 막혀
처자식 호령하던 세상이 울었네
무섭고 밉고 돌 같던 남자가
부추꽃처럼 시들던 생일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