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배 꺼진 마음에게
숟가락은 출출한 생애를 져 나르는
단단한 이승의 지게였다
앙탈도 모르는 얌전한 뼈대를
젖 먹던 힘으로 핥아가며
처량한 식량을 우물댄다는 것은
새 밥처럼 뜸 들이는 뻐근한 수필이었다
옹색한 허기에 겸상하던 고집아
식어도 뜨거운 밥덩이 앞에 두고
나는 찬밥인 채로 돌 섞인 세월만 되씹으며
흔한 밥값 한 번 치르지 못하였으니
더운 찰기 이고 지고 하루를 마중한 건
이 빠진 소반 귀퉁이의 너였구나
울지 마라, 밥 거르지 말아라
숟가락은 그렇게 뱃심 그득하라고
짠한 불망기의 흔적으로
끼니마다 어머니 심부름을 왔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