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 여행 번외, 이제는 머물고 싶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나도 그 섬에 가고 싶다.
- 정현종, <섬>
간격 혹은 사이 혹은 틈에 대해 종종 생각해 보는 요즘...
가끔 생각나는 시이다.
어쩌면 우리는 인간 관계라는 이름으로 그 ‘섬’들을 여행하며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 ‘섬’의 풍경들에 취해있다, 그 섬의 풍경들이 황폐해져 떠나온 ‘섬’들을 생각해 본다.
그 ‘섬’에 무례함이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느끼면서도
나는 대부분 오랜 시간 그 ‘섬’에 애정을 가지고 머물렀던 경우가 많다.
그 무례함이 있는 ‘섬’들은 다정한 측면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정하게
라는 형태에 기대어
무례하다는 성질을 ‘내가 예민해서’로 포장하며
짧게는 일이 년, 길게는 십 년씩
내 감정보다 상대가 실수했을지 모를 부분을 지적했을 때 돌아올 어색함이 싫어
좋은 사람인 척 얼버무렸던 시간들은
결국 ‘섬’을 지우는 마침표로 마무리되었다.
“네 주변엔 왜 그런 사람들이 많아?”
친구가 말갛게 물었던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
외로워서,
내 자존감이 약해서 등등도 맞지만
내 안에는 이런 마음이 있었다.
“그 사람이 그런 의도로 말을 했을 리 없잖아.”
상대를 믿는 마음...
상대가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
또, 그들의 의도를 의심하기 어렵게 다정했던 그들의 말투나 표정들.
그 무례에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결과적으로 내게 불쾌한 감정을 남긴 것은 확연했다.
함께 한 오랜 시간이 어떤 여운도 없이 지워지는 마무리는
허탈하고 힘겹다.
이제 다정하게 무례한 사람들의 섬에 머물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