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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못 뵈었지만...

- 도서 <틀리지 않는 법>을 읽고 -3

by 준 원 규 수


2장까지가 책의 반이었으니

그동안 좀 익숙해졌으니 나머지 반은 충분히 한 회에 끝내리라!

그러나 내게 숨쉴 틈 없이 '해야할 일'로 채워진 한 주가 지나고

그래도 조금 숨쉴 틈이 생겨 접어 두었던 페이지를 다시 펼치니 처음 보는 책처럼 낯설기만 했다.


역시 수학은 역부족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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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읽지 않은 책이 아니라 읽지 못하는 책이 되겠지?

수학 개념은 이해 못하더라도 글쓴이가 하고 싶은 말, 주제 파악은 가능하리라.

이 책을 읽어 수학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지 못할지라도

수학이라는 벽에 작은 바늘 구멍 하나라도 낼 수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유용할 만하다 싶은 정보가 있었는데 바로 복권!

수학적으로 증명한 기댓값을 생각한다면 복권은 안 사는 게 이익이라는 것.

하지만 파워볼(우리나라의 로또?)에서 돈을 벌 최선의 전략은


1. 파워볼을 하지 말라.
2. 파워볼을 꼭 하겠다면, 일등 당첨금이 충분히 커졌을 때만 하라.
3. 당첨금이 엄청나게 큰 회차에 티켓을 산다면, 남들과 거금을 나눠야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노력하라. 즉, 남들이 고르지 않을 것 같은 숫자를 고르라. 당신의 생일을 고르지 말라. 지난 번에 나왔던 숫자를 고르지 말라. 티켓에서 깔끔한 패턴을 그리는 숫자를 고르지 말라. 그리고 제발, 포춘 쿠키에 들어 있던 숫자를 고르지 말라(포춘 쿠키마다 일일이 다른 숫자를 넣진 않는다는 사실을 설마 다들 알겠지?)


그리고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이월되는 회차를 노리라는 거다. 그 때에는 복권 구매자가 많아지므로 당첨확률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회차에서 아무리 많은 복권을 구매한다 하더라도 복권의 설계 자체가 '반드시 당첨'을 노리고 투자한 금액 이상을 상금으로 가져가게 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이런 수학적 계산에 의해 팀을 만들어 복권 수익금을 나눠가진 MIT학생들의 팀이 있었고, 프랑스의 볼테르 역시 복권 당첨금으로 평생을 여유롭게 살았다니 '수학적 사고'와 계산이 유용하구나 싶었다.


'유틸'이라는 개념을 새로 알게 되었는데 "삶의 모든 것에는 효용성이 있"고, 그 효용을 표준단위화 한 것이 유틸이라고 한다. 그 유틸을 이용하여 비행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공항에 얼마나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 것이 가장 효용성이 큰가를 계산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기대값과 유틸을 이용해 '신앙'에 대해 계산했던 파스칼의 이야기도 흥미있었다.

-지상에서 단 하루 노력의 대가로 영원한 기쁨을 얻는 것.

파스칼이 받은 계시라는데 글쓴이는 이 파스칼의 메모를 신앙을 채택하는 비용과 편익을 분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앙과 수학의 관계성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비용이나 편익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수학하시는 분들은 정말 나와는 먼 곳에 계시는구나, 싶었다. 더구나 저 비용이나 편익이 십일조로 내는 돈이나 교통비 혹은 주차 편리성을 따지는 것은 아니라는 부분에서 더욱!

그럼에도 신이 존재할 확률을 '0'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그들 입장에서는 과학적 판단이겠으나, 말에 그들의 세상이 딱딱한 네모는 아닌가보다 싶었다.


서로 다른 환경에 놓인 서로 다른 사람들은 같은 돈에 서로 다른 효용을 매긴다고 하며 '인간의 경제적 행동을 일반화하기 시작할 때, 이 사실을 떠올리면 그만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베르누이, 크라메르, 뷔퐁 백작이 주목했던 돈과 효용의 비선형 곡선을 통해 돈이 주는 추가효용이 지속적인 것도 아니며, 사람이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시간의 효용값은 다르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해내는 것도 (지루했지만) 경제학이나 인문학과는 다른 점을 볼 수 있어 새로웠다.


3장 <기대>는 복권이야기로 시작해 내기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한다. 기댓값과 효용, 소실점, 사영 평면, 파노 평면을 통한 위성의 디지털 신호 등을 통해 우연으로 치부하거나 수학과의 연관성을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에서의 수학 공식과 그 공식들이 잡아낸 오류들에 대해 설명한다.

이미 경제학이나 사회학 부분에서 들었던 여러 이론들도 수학적 증명을 통해 재정리가 가능했다.

글자보다 숫자가 더 힘이 센 부분은 명징함에 있는 것 같다.

글자도 숫자도 모두 상징적인 기호인데 글자는 사람이 만들고, 숫자는 자연 속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일까?

- 숫자는 '발견'이라고 말한다고 들었다.

이 책에 의하면 전제가 틀리고, 그 수식을 활용하거나 수식에 대입하는 상황이 적당하지 않으면

수식의 증명 역시 틀릴 수 있음에도

수학적 증명은 더 정확한 것 같고, 신뢰가 간다.

그렇기 때문에 수식과 수학적 사고가 일치한다는 착각을 하기 쉬운 것 같다.

수식을 들이밀며 말하면, 그것은 정확하고 사실 그대로를 인지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 수식과 주어진 상황이 일치하는가.

이 상황은 정말 우연으로만 치부될 수 있는 일인가.

있을지도 모를 오류를 검토하고, 반복되는 우연의 공통 요소를 찾아 규칙성의 가설을 만들어 그것을 검증하고자 하는 태도...그것이 수학적 사고이고 태도이며 '틀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지만 이것은 '수학'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모든 학자들이 가져야할 태도가 아닐까.

그러면 그 학자들의 접근 방식에 모두 '수학'이 자리하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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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이 의문은 아직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제 4장과 5장... 책의 3분의 1이 남았다.

끝까지 읽으면 그 의문의 답을 찾게 될까?

그 답을 찾아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하는 마음으로 4,5장을 향해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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