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같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게임은 드라마 같아야 한다.

by 김대엽

얼마 전에 "육왕"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완주했다. 드라마 완주는 내 인생에 몇 번 없는 이벤트였다. 그만큼 드라마가 재미있었고 여운이 깊었다. 내용은 이렇다. 100년 된 전통 버선을 만드는 소규모 기업의 사장이 기업의 명운을 걸고 신사업인 마라톤 운동화 사업에 뛰어들어 기업을 이끌어가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사장은 구성원들을 설득시키고 은행에 돈을 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고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한다. 모든 어려움은 반드시 해소되면서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냈고 곧바로 다른 위기를 맞이하여 시청자를 집중시켰다. 그 과정에서 사장이라는 캐릭터와 작은 기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들을 응원했다. 모두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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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Story-driven 게임은 이런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일과 비슷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내가 만들고 있는 게 게임이 아니라 드라마였다니! 그러나 게임은 드라마여야 한다. 그래야 사용자들의 터치가 무의미하지 않다. 결정하고 기여하고 돕고 좀 더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


지금은 어느 정도 왔는가 하면, 조금은 더 게임다워지는 일을 했다. 선택에 따라서 명성과 돈을 벌기도 잃기도 한다. 사용자는 크게 두 가지를 선택을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최사원에게 주어진 경우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 선택으로 최사원이 가지고 있는 꿈과 목표, 소소한 행복들을 이룬다.

면접에서 탈락하는 최사원

두 번째는 재무제표 퍼즐 풀기다. 최사원은 결국 회계팀 에이스 (회계팀 에이스가 뭔지는 아직 모름)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명성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명성은 스토리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재무제표 퍼즐을 풀어서 명성을 얻게 된다.

image.png 재무제표 게임

만들고 플레이하고 다시 만들고 플레이하는 걸 반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걱정은 익숙해지는 것이다. 내가 점차 내가 만든 이 환경에 익숙해져서 플레이에 불편함을 찾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을 느꼈다. 일례로 저 재무제표게임이 정말로 불편했다. 지금 보이는 화면에는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계정만 보이는데 처음에는 손익계산서 상자도 같이 보였다. 그래서인지 플레이가 어려웠고 난잡했다. 어려운 게임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서 최대한 간소화시켰고 후반무에 들어서야 손익계산서까지 계산하는 재무제표 게임이 될 예정이다. 근데 이런 불편함을 못 찾아내진 않을까. 초반부터 너무 걱정하진 말자. 지금도 충분히 이 게임은 불편하고 재미가 없으니.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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