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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솔 Bin Sole Oct 08. 2024

박카스 활명수

떠나는 창준이

나는 5톤 화물차 뒷 편  모서리에 기대


박카스 활명수 마신다


창준도  박카스 활명수 마신다


화물차 뒷 편 문고리를 잡고서



오른 손으로 마신다


왼손은 화물차 몸체를 잡는다.



물류팀 기사 창준과 내가 제품 싣고 나서


출발하기 5분 전 박카스 회식은 에우다니모니아


말장난, 욕설이 난무한다. 우리 소통에는


기표는 분열되어 은폐되었으나


우리는 누구보다 믿고 통한다.



우리 사장은 목표 마니아,


회사 목표, 오늘 할 일 목표, 인생의 목표


수많은 목표, 목표, 목표.....


목표는 달성된 적이 없다. 그래서 목표인가. 


"가는 길은 아무래도 좋아, 니들이 알아서 해.

목표만 달성하면 돼"

아무래도
아르키메데스를 모셔와야 한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보여진다. 


뱃살의 주름 뒷 편에 감추어진 탐욕.


이웃에게 보이는 눈 웃음, 친근한 보임은


언제나 무자비함으로 나타난다. 


아래것들 말에는 언제나 보류지


생각해 보자, 알았지?



그러던 창준이 그만둔다고


오늘 마지막으로 박카스 마신다.


5톤 화물차 시동을 걸어 놓고서


박카스 빈 유리병을 빨고 또 빤다


오른 손으로 박카스 병을 잡고


왼 손으로 화물차, 정든 화물차 몸체를 잡고서.


우리 삶 어디간다고 달라 질까마는


그래도 떠나는 창준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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