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를 시키는 아이들, 퇴사를 고민하는 친구들
학교에선 ‘친구’가 전부인 줄 알았어.
나는 무리에 속하지 못하면 불안해했고, 무리에 속해 잘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었어.
원하는 이야기를 다 해주기도 하고, 맛있는 걸 사주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친구와 잘 지내기 위해 노력했었지.
특히 초등학생 때에는, 예쁜 머리핀을 하고 왔다며 왕따를 당하게 된 친구를 보며 더 눈치를 많이 봤던 것 같아. 미움 받을까 왕따가 될까 두려워 누가 나를 욕하고 내 물건을 뺏어가도 한 마디도 못하고 그냥 웃을 뿐이었어. 누가 알았겠어. 학교에서 가장 착한 반이라는 소리를 듣는 우리반에서 주기적인 따돌림이 일어나고 있을지. 정말 어른들은 아무것도 모르더라. 모르는건지 신경을 안쓰는건지.. 이유없는 혐오와 괴롭힘이 지속됐었어. 그 살얼음판에서 왕따 주동자의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많은 아이들이 노력했었지.
중학교에 들어가고 커가면서 무엇이 옳은지 알게 된 아이들은 왕따 주동자처럼 이유없이 누군가를 괴롭히고 싫어하는 아이의 편에 서지 않았어. 오히려 가해자가 왕따가 되는, 그런 아이러니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지.
학교를 지나 직장에서도 인간관계는 참 중요한거더라.
학교를 거친 가해자들은 반성을 하고 달라졌거나, 더 영악한 방법을 쓰기 시작했어.
이제 어른이니 따돌림같은 유치한 행동은 하지 않고, 그냥 “저 사람은 나랑 다른 사람이야.”라고 인정하는 사람이 더 많을 줄 알았는데…
직급과 나이를 활용하는 괴롭힘은 상상이상의 것이더라. 퇴사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술 강요, 욕하기, 돌려까기와 같은 비상식적인 일들을 매일 겪더라고..
그런데 친구들은 잘 보이고 잘 지내고 싶은 마음에 버티다가 마음의 병이 들어 그만두더라… 너무 안타까웠어. 나도 직장 괴롭힘을 당한 사람으로서 그 설움과 아픔을 이해해… 하지만 난 성격이 나쁜건지 그것들을 표현하고자 했거든. ‘이러다가 진짜 죽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과연 내 삶보다 이 일이, 이 사회가 중요한가 싶었어.
학교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게 내 전부처럼 보여도 사실 전부까지는 아니거든. 그저 그 시절, 그 순간 뿐인거야.
우리의 삶은 정말 길고 많은 일들이 남아있는데, 이거 하나로 망치기에는 아깝지 않아?
중요할 수 있어. 내 인생의 전부라고 느낄 수 있고. 근데말야 나는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타인이 나에게 아주 큰 상처를 주어 회복할 수 없게 될 바에는 그냥 내 세상을 다시 지을래.
100세시대, 100년 이상을 살아갈 수 있는 삶인데 뭐 반도 안살았는데 어때. 아니 반이 넘었더라도, 앞으로 새로 지으면 되는데 뭐 어때.
모래집에서 살아가려하지마.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생각해봐. 잘 살았으면, 행복했으면. 남을 사랑하듯 나를 사랑해보자.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마음 아파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