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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나의 연인, 발레를 읽다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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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윤 공동작업실 Nov 11. 2017

발레 클래스, 너의 절친이 되고 싶어

사실은 절친을 넘어선 연인이 되고 싶은 이야기

“연인 사이가 되면 남들이 알지 못하는 둘만의 비밀 암호가 생긴다.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의미를 가진 일반적인 단어조차도 연인에게는 특별하고 비밀스러운 의미를 지닌 대화로 바뀌기도 한다. 6년 전 무심한 듯 나에게 다가 온 발레라는 존재는 어느 순간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연인으로 바뀌어서 내 삶에 깊이 투영되어 있었다. 연인은 설렘과 열정을 주지만 동시에 아픔과 상실을 선사하기도 한다. 연인이라는 의미는 달콤함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아픔이 있기에 더욱 견고한 관계를 완성해간다. 나에게 열정과 기쁨을 안긴 동시에 상실과 고민을 동시에 안겨준 존재. 발레… 심플하면서도 동시에 오묘한 그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모델 : 이용정(前 유니버설 발레단) 이동탁(유니버설 발레단) / 사진 : 김윤식 (copyright.2017 김윤식)

위클리 매거진에서 만나게 될 <나의 연인, 발레를 읽다>에서는 발레를 매개체로 독자들과 새로운 대화를 시작해보려 한다. 발레에 관련된 아름다움과 내면에 숨겨진 은밀한 궁금증을 글과 사진으로 담담하게 풀어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존재하는 발레 이론에 입각한 논리로 퍼즐 조각을 맞추듯 정형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지 않을 것이다.

취미발레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발레는 각각의 언어와 제각기 다른 표현 방식으로 각자에게 다가갔을 것이다. 초보 취미발레인이었던 나였지만 하나씩 알아가고 배워갈 때마다 느꼈던 여러 감정과 미학을 지극히 주관적인 나만의 언어로 적어보고자 한다. 발레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이 갈 것이다. ‘발레’라는 단어를 단순히 추상적이고 무형의 형식에 가둘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미학의 자유로움에 근거한 인성(personality)을 지닌 존재의 관점으로 보려고 한다. 쉽지 않은 시도일 수 있지만 발레를 머리로만 분석하지 않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몸을 한번 통과해서 체화(體化)된 자체의 언어로 쓰고 싶다.

<나의 연인, 발레를 읽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연인(戀人)은 사랑하는 사람 그 자체의 의미인 연인도 되지만, 나의 인연(因緣)이 됐다는 의미인 연이 맺어진 발레라는 의미도 있고, 또 내 주변의 연인과 함께 발레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도 포함할 수 있는 다각적이고 중의적인 표현을 뜻한다.

몸으로 표현되는 발레가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된다면 발레를 배우는 많은 사람들이 발레 클래스에서 레슨을 받을 때, 단어의 이미지 연상법으로 몸의 어떤 부분에 집중을 해야 하는지 조금은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깊이가 있는 아름다움에 기초를 둔 발레를 얼마나 유려한 문장으로 써나갈지 나 자신도 알 수 없지만, 이러한 작은 시도가 많은 취미발레인들의 영감에 조금이라도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발레를 잘 모를 때 그 이미지를 상상해 봤을 때 활기찬 군무나 화려한 춤은 강렬하게 작렬하는 태양을 연상시켰지만, 막상 발레의 세계에 한 걸음씩 들어갈수록 발레의 키워드는 은은하고 깊이 있는 달빛에 가깝지 않을까 싶었다. 달나라가 상상 속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듯이 발레에 숨겨진 보물 같은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고 싶다.

발레 용어로 자신만의 상상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갔다면 후반부에서는 좀 더 실질적인 상황으로 발레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발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환경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정리해 나갈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라서 이 글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발레를 매개체로 예술의 채널 중 하나로 소통하고자 하는 필자의 노력을 가상히 여겨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