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하나가 '툭' 떨어진다.
'어? 비가 오시네...'
문득 서늘함에 한기가 느껴지는 듯 하지만
나는 손을 뻗어 빗방울의 감촉을 느끼고 싶다.
툭.. 툭..
어느 쓸쓸하고 청순했던 시인이 별을 헤듯
나는 떨어지는 빗방울을 다 헤일듯 하다.
"아줌마! 아줌마 지금 어딜 봐요?!"
나는 문득 내 생각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목소리에 멈칫하며 자세를 고쳐 앉는다.
"아줌마, 나는 장가도 안 간 총각인데 사고 나면 내 인생 책임질 거예요?"
그날은 주행 연습을 위해 도로로 나간 첫날이었다.
옆자리에 앉은 교관은 날더러 큰일 낼 사람이라며 말을 잇는다.
"아줌마, 앞으로 운전할 거면 내 말을 절대 잊으면 안 될 거예요. 그렇게 빗방울에 현혹되다간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래.. 그때부터였다.
교관의 현혹되지 말라는 그 한마디로부터..
나는 비 오는 날 차창에 떨어지는 빗방울에 모든 것 빼앗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