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나라부심의 끝은 어디인가..
설마.. 저 질문을 했겠냐만 정말 했다..
불어쌤이 에펠탑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내게 묻는다.
'너네 나라에도 그런 게 있니?'
'응 있지, 우리는 남산타워라고 불러'
'아름답니?'
'응, 그럼, 예쁘지'
'설마, 에펠탑보다 예뻐?'
읭? 웃으며 묻긴 했다만, 질문 수준이 애기도 아니고 ..
프랑스의 문화에 대한 수업이 이어진다.
베르사유 궁 얘기가 나오자, 어김없이 돌아온 질문.
'너네 나라에도 이런 게 있니?'
'응, 여러 개 있지'
'여러 개? 몇 갠데? 정말 베르사유 같아? 몇 년도에 만들어졌는데?'
와, 질문 쏟아지네, 없다고 했어야 하나; 프랑스만 있어야 하는데 자꾸 우리나라도 있다고 하니까 저러나.
베르사유보다 아름답다면 어쩔건감.ㅎ
자, 우리나라에 궁이 몇 개 있을까요? (3초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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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
정답 : 5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역사를 항상 벼락치기로 공부했던 나는 답을 제대로 못한다. 이러면서 무슨 우리나라를 알리겠다고. ㅠ _ ㅠ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TV에서 런던을 찾아가 인터뷰를 한다. (굳이 런던을..?)
그런데, 기자 질문 수준이,, 우리 불어 선생님이랑 비슷하잖아?
프랑스 기자 : 파리에서 곧 개막식이 열릴 텐데 기대되시나요?
영국시민 : 네, 기대됩니다.
프랑스 기자 : (이제 진짜 질문) 우리가 런던 올림픽보다 잘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나요?
ㅍㅎㅎ,, 야야, 런던올림픽은 헬리콥터에서 제임스 본드가 떨어지고, 영국 여왕을 구하고, 해리포터 작가 조앤롤링이 피터팬을 읽고, 미스터 빈이 연기하고, 베컴이 성화받고, 폴 메가트니가 노래한 그 올림픽이랑 비교하겠다는 거냐?,, 12년 전이었지만 지금도 감동적인 그 올림픽과 비교를?
봤듯이, 파리 올림픽 개막식은 개망했..
그렇게 자국 인물이 없나, 레이디 가가를 쓰질 않나, 폐막식도 캐나다인인 셀린디옹이 겨우 살렸음..
지루하기 짝이 없던 개/폐막식.. 프랑스가 아무리 나라부심이 강한 나라라지만, 이 정도면 욕하겠지 싶었다. BUT! 프랑스가 어떤 나라인가, 자기네들끼리는 되게 좋아한다. 아주 훌륭했다고,,
그래, 그 자부심 하나는 진짜 대~단하심니더.
Angele이라는 벨기에 가수가 있다.
Je t'aime, Bruxelle (I love you, 브뤼셀) 이라는 노래로 벨기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가수다.
- 뉴욕 같은 거리의 불빛이 없어도, 파리 같은 도시의 아름다움이 없어도 브뤼셀을 사랑해요, 이런 가사다.
벨기에는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기에 프랑스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가수이자, 두아 리파와도 콜라보해 유명하다.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서도 노래 부름)
그녀가 프랑스 TV쇼에 출연했다. 사회자의 질문에 Yes/No로 빠르게 답하는 코너.
사회자가 질문을 한다.
- 메탈 음악도 듣나?
- 핸드폰 없이 24시간을 살 수 있나?
- 30대가 되는 게 두렵나? 와 같은 평범한 질문이 이어지다가..
- 정말 벨기에가 파리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니? (당연히, Je t'aime Bruxelle이라는 노래를 알고 물음)
당황해서 얼굴을 약간 찌푸리는 듯하지만, 이내 Yes라고 대답한다.
내가 묻고 싶다. 프랑스 사람들은 자기끼리만 잘나면 됐지, 그걸 왜 다른 나라에도 강요하는 거지?
이미 충분히 주변국들의 미움을 받고 있는데 더 도발할 필요가 있나 싶다.
프랑스가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를 내게 설명하려는 사람을 또 만난다면,
너네는 없고, 한국에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련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
- 현관문 도어락 (열쇠 갖고 다닐 필요 없음 / 잃어버려도 문제없음 / 30만 원 주고 문 안 따도 됨)
- 엘리베이터 버튼 잘못 눌렀을 때, 한 번 더 누르면 취소됨 (아파트 집에서 엘베 호출하면 해당 층까지 옴.)
- 식당 테이블에 벨이 있어서 직원 호출 가능 (직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눈치 볼 필요 없음 / 로봇이 음식 배달해 주기도 함)
- 인터넷 안 터지는 곳 없음 (가게에서 가격 비교하고 싶은데 프랑스는 인터넷이 안 터져서 비교 못 함.ㅎ)
이게 뭐 대단한 거라고, 자랑할 생각도 못했네.
너넨 이런 거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