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are you from? 이라는 질문에 Korea라고 답하면, 반드시 돌아오는 질문 하나가 있다.
케이팝 가수를 묻는 것도, 한국에서 내가 사는 지역을 묻는 것도 아니다.
남한인지, 북한인지를 꼭 그렇게들 묻더라.
프랑스에 온 게 17년 전인데, 그 때나 지금이나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아는 정도는 딱 그 수준이다. K-culture 덕에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문화에 친숙해진 사람이 늘었을 뿐.
아이가 다니는 국제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외국 학생 : Mom ~ 우리 반에 한국 친구가 새로 올 건데 선생님이 남한인지 북한인지는 안 물어봐서 아직 모른대요.;
아, 선생이 저런 식으로 소개를 했구나. 그럼 우리 애는 첫날 등교하자마자 '얘들아, 나 남한 사람이야'를 먼저 어필해야 하는 건가; ㅎ 유럽 배낭 여행하는 북한 아이들을 봤단 말인가. 이 학교에 북한 친구가 온 적이 있단 말인가. 외국에서 쉽게 마주치는 북한 사람이라,, 상상이 안 되지만, 저들 입장에서는 말이 될 수도 있나 보다.
마트에 가면, 채소 원산지 표시가 '한국' 대신 '남한'이라고 되어 있다.
북한과의 교역 금지 때문에 강조된 표현일까.
Korea라고만 하면, 남한인지 북한인지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 친절한 안내다.
잠깐 퀴즈, 남한을 표현한 단어는?
- République de Corée
-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
Republic of Korea를 생각하면 당연히 첫 번짼데 democratique? 민주주의? 괜히 헷갈린다.
우체국에서 우편 부칠 때, South / North가 아니라 저렇게 쓰여 있으니 꼭 첫 번째를 선택하시길.
두 번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 북한이다.
K-pop 덕에,
가게 계산 줄에 서 있으면, 한국인인걸 아는 척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내게 스트레이키즈, 세븐틴을 아냐면서. 다행히 들어본 이름이다. '어어~ 나도 당연히 알쥐~' 하지만, 여기서 대화가 끝나 버린다, 미안하지만 더 아는 게 없어염, 쏴리 ㅋㅋ
BTS는 벌써 옛날 얘기인듯하지만, 아직도 강남스타일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려 2012년에 발매된 노래인데 임팩트가 엄청 강하긴 했나 보다. 이제 로제의 아파트 차례인가요?!
K-beauty 덕에,
세포라에도 한국 화장품이 한 섹션을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관련 인터넷 카페) '한국에서는 피부 좋다는 말 한 번도 못 들어봤어요. 세포라에서 구경하고 있는데 직원이 오더니 '당신의 피부는 이 화장품이 필요 없습니다'라고 하더라고요. 지하철 역에 서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저한테 피부가 좋다고 하질 않나, 저 같은 분들 계시나요? - 이 게시글에 자기도 그런 경험이 있다는 사람들. ㅎ
대체 어떤 피부들이십니꽈. 부럽습니다. 한국에는 피부 좋은 사람이 원체 많으니 그런가 보다. 햇빛을 유럽처럼 직빵으로 맞으면서 돗자리에 누워있는 사람은 없잖아; 햇빛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일까. ㅎ
피부로 국위 선양하기 위해 나도 한국 돌아가면 피부과 투어부터 할까 보다.
** 외국인 친구 선물 팁 : 마스크팩 엄청 좋아합니다 ~
국제학교 일주일 차,
아이 하교 시간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다른 한국 엄마가 우리 아이한테 인사하자,
아이 친구 왈,
'너, 엄마가 두 명이었어?!!'
일부다처제, 너 뭐 그런 거 생각한 거 아니지? ㅋ 한국을 알리기엔 한국인이 많이 부족하다. 저출산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리며, 뜬금포로 빠져본다. 여러분은 한국이 어떤 수식어를 가진 나라이기를 바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