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기회로 프랑스에 살게 되었다.
첫 번째는, 대학교 때 교환 학생으로,
두 번째는, 15년 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해외파견 발령받은 남편의 아내로,
솔직히 프랑스어를 내가 다시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 안 했기에
관련 서적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처분한 듯하다..
'어린 왕자' 원서만 한 권 챙겨 그렇게 프랑스에 도착했다.
오고 나서 느꼈다.
아, 맞다.
프랑스는 영어가 안 통했더랬지.
한국에서 구글링했던 프랑스어 학원에 등록한다.
한국인은 처음 접해 본다는 불어쌤.
' 음,, 나 잘 보여야 하나? 대한민국 이미지는 내 어깨에 매달려 있는 거야?; '
수업 중 몇 번 욱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한국을 잘 모르는 미개 나라이니 가르쳐줘야겠다는 생각도 있어서 참았다.
(이럴 때면 국뽕인 나 ♡)
마지막 프랑스어 수업 시간,
선생님이 내게 물었다.
질문을 듣자마자, 머릿속에 하나의 단어가 강렬하게 떠오른다.
- 아, 차마 내뱉고 싶진 않다.
- 다른 단어를 생각해 보자. 찰나에 열심히 궁리한다.
- 노력이 무색하게, 그 단어가 너무 강렬해서 도~무지 다른 게 생각이 안 나는 거다.
선생님은 반짝이는 큰 눈으로 나를 재촉하는 듯했고.
결심했다. 얘기하기로.
" Ca depend(싸데펑) 의 나라입니다 " 윽, 뱉어버렸다.
벙찐 선생님 표정.
(그래, 그 표정일까 봐 내가 망설였던 거야.)
Ca depend 의 뜻은 글 마지막에 ~~~
나의 생각을 조금 덧붙여서 설명했고, 선생님은 이해한 듯 그렇게 넘어가는 듯했으나,
갑자기 나에게 노트를 꺼내어 (평소 노트 필요 없어서 안 갖고 다님)
긍정적인 형용사 10개를 적어보랜다. (이건 무슨 상황? 세뇌당하는 거야, 나? 긍정적인 프랑스로?)
그렇게 긍정 형용사를 열심히 공부한 후,
프랑스 상징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 파리, 에펠탑, 바게트, 와인, 치즈, 문학, 혁명, 베르사유
아 ~ 그런 거 얘기하라는 거였어?
난 또 프랑스에 대한 내 생각을 묻는 줄 알았지 ~ 당황하셨을 법도 하다. ^ ^
Ca depend
절차 없이, '지들 꼴리는 대로 하는 나라'라는 뜻에서 한 말입니다.
그 이유는 다른 글에서 차차 풀어보겠습니다아 ~
브런치는 처음인지라 많은 조언 부탁 드립니다. ^ ^ Bonjou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