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이야기는 있다

세상에 외친다

by 봄날의 앤

Q1. 어렸을 때 내가 가졌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정답을 계속 찾아다녔다.

학창 시절, 시험지 속 정답뿐만 아니라 모든 선택에 있어서 가장 주체적인 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해 왔다. 정말 원하는 것들로 오늘을 채우고 싶었다. 오히려 답이 정해진 시험지가 쉬웠고, 눈을 흘기며 친구의 정답과 비스름한 선택을 했다. 오답이었다.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가장 ‘나다운’ 선택을 하고자 노력하는 현재이다.

답은 내 안에 있음을, 안에 찾길 응원한다.


Q2. 만약 기적이 일어난다면 어떤 소원을 빌 건가요?


‘미소를 잃지 않게 해주세요’

낙엽만 굴러가도 웃긴 때였나? 미소의 총량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별것도 아닌 게 웃긴 이 시기가 지나면 나의 미소가 점차 줄어들겠지.' 가진 게 많으면 밤잠 설친다더니 그날 밤엔 엉덩이에 본드칠 한 것마냥 책상 앞에 앉아 입꼬리를 사수할 계획을 세웠다. 그날 밤, 생각해 낸 나름의 획기적 아이디어는 ‘바탕값을 극대화하자’였다. 애초에 많이 웃는다면 줄어도 별로 차이 나지 않겠는가?

그렇게, 어떻게든 이 어린 날의 미소를 지켜내고 싶었다.


성인이 된 이후 줄곧 서비스업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을 무료로 관람할 기회를 얻었다. 무표정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다르다. 어떤 이는 화난 얼굴이면 누군 세상 까탈스러워 보이고, 또 다른 이는 주위에 밝음이 머문다. 나는 과연 어떤 손님일까 지레 짐작해본다.


Q3.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뭘까요?


나를 포함한 주변인들의 안식과 평안.

내 안의 이들부터 시작하여 스쳐 지나가는 그이들 모두가 한결같진 않더라도 지속해 안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환하게 웃을 수 있길, 그렇게 큰일이 아니길,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길.


Q4. 어디론가 떠났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이 있나요?


용문의 여름이었다.

살랑이는 초여름의 미지근한 바람을 맞으면서 사람 하나 없는 드넓은 밭길을 누볐다. 녹이 슨 할머니의 분홍색 자전거를 타고 동네의 가장 큰 나무 아래로 향했다. 할머니의 페달은 갓중딩에겐 너무나 멀었고, 낑낑대는 꼴을 봤다면 꽤 우스꽝스러웠을 것이다. 바람만이 삐꺽대는 우리의 대화를 숨겨주리, 나무로 향하는 동안 해는 뉘엿뉘엿, 그날 바라본 시골 하늘의 잔상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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