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분주
분주(奔走 달릴 분, 달릴 주), 몹시 바쁘게 뛰어다님.
요즘 제 일상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가 '분주'인 것 같습니다. '바쁘다'는 것과 '분주하다'는 사전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저에게는 '바쁘다'는 수익이 수반된 일에, '분주하다'는 수익이 따라오지도 않는 일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핸드폰 달력에 기득차 있는 계획과 약속 일정을 쳐다보고, 누군가 의아하면서도 신기하듯 물어봅니다.
저도 이렇게까지 많은 일정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신규법인 설립과 사업모델 정리 등의 나 스스로 생각을 정리해 내야 할 일,
스타트업 관련 세미나, 교육 프로그램, 관련 분야 전시회 등의 참석,
대학생들과 코칭매칭되어 여러 명의 MZ세대들과 그들의 이야기에 경청하며 같이 고민해야 하는 시간 들,
코치로서 더 나은 단계로 발전을 위해 심리학, 인간의 정서에 대한 공부하고 실습해야 하는 일정 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자격을 위해 수강하고 반복 학습하고, 강의준비와 강의까지의 일정 들,
구직사이트 확인하며, 이력서 정리하여 제출하는 일의 지속,
그 사이사이의 친목, 관계 유지를 위한 약속 들,
마음 돌봄을 위한 성지순례와 후원회 미사 참석, 헌혈 일정까지....
분주하기만 합니다. 가끔은 달력의 꽉 드러 찬 일정이 버겁기도 합니다.
이대로 저 괜찮을까요?
선택과 집중을 못하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 섬뜩한 생각이 듭니다,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마음이 불안하기만 합니다.
한편으로 고용되는 상황을 찾아야 하는데, 나이가 발목을 잡는 것 같습니다.
나이 60이 이렇게까지 일을 찾는 것이 어려운 걸까요. 눈을 낮추면, 젊은 일들의 일을 뺏는다는 부담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매스컴에서 보아온 은퇴 후 제대로 된 직업으로 수입을 창출하기 어렵고,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리 또래 이야기가 남 일이 아닌 듯합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능력을 갖추고 있고, 건강한 신체와 열정이 있는 젊은 장년층을 이렇게 뒷방에 앉쳐놓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