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어

by 길잃은 바다거북


때때로 누군가 내게 더러운 병에 걸렸다며 대신 속이 상해 불쌍하다 말한다


하지만 언제든 전화를 걸어도 연락을 받아주고 장애가 고생이었다는 걸 알아주는 친구 하나가 있습니다.


성인이 되기 전, 취업으로 고향을 떠난 저는 그 친구와 고등학교 시절부터 길이 갈라졌지만, 그럼에도 그 친구가 참 하고 좋습니다.
공부가 더 어렵다고 느꼈던 시간, 대학생활로 열심히 공부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를 동경했고, 그 친구와 맛있는 것을 먹고 노는 게 제일 행복했습니다.

아프고 나서 절뚝거리며 걷는 것이 불편해, 가족과 나란히 걷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는데, 그 친구는 제가 컨트롤되지 않는 왼편은 조심스레 피해 주며, 걸음걸이를 맞춰줘서 함께 걷는 것이 참 편했습니다.

그 친구는 물을 무서워하면서도, 수영장에서 재활해야 하는데 혼자 가는 게 무섭다고 하자, 망설임 없이 함께 가줬습니다. 그 마음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행동은 훗날 혼자 동네수영장에 다닐 수 있을 만큼 용기를 주는 행동이었습니다.
우린 경상도에 거주 중이었기에 함께 서울 여행도 즐겼고, 돌아오는 날 서울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제가 그만 굴러버려서 정말 위험했는데, 그 친구는 단숨에 몸을 날려 저를 받아주었습니다.
그래서 크게 다치지 않을 수 있었죠. 하마터면 뉴스에 출현할뻔했어요 저는 머리를 친구의 가슴에 부딪혔고, 친구의 가슴뼈가 걱정됐지만, 친구는 제 정강이에서 피나는 것을 더 먼저 염려하더군요.

그 친구 덕분에 저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어요.
살면서, 목숨을 걸고 날 구해줄 친구가 몇이나 있을까요?

대학생활도 응원도 해주고 재활한다고 동네산책을 할 때 무리를 하면 자꾸 힘이 뻐지고 잠이 오는 저를 수화기너머에서 열심히 말을 걸어 깨워주는 가족보 다더 편한 친구입니다.

가끔 바보처럼 다 먹지 못할 음식 욕심을 부릴 때도, 먹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되 “다 못 먹지 않겠냐”라고 조언해 주는 우리 성게군.
고마워. 너 덕분에, 나는 성공한 사람이 되었어.

가장처음 길 잃은 거북이가 조금 고생스러운 여행길에 오른 거라 생각하고 응원해 준 고마운 친구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지금, 홀로 낯선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면
제가 함께 바라봐줄게요.

그리고 만약,
낯선 풍경을 바라보는 누군가를 지켜보는 입장이라면
불행을 미리 걱정하느라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이 글로 꼭 전하고 싶었어요.

길을 잃은 거북이는
처음 출발했던 바닷가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다시 돌아가는 법도 반드시 떠올릴 거예요.
조금 느릴 순 있지만, 분명히 도착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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