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겨울방주의 생각
'혐오할 자유란 없다.' 누군가가 책을 저술하며 앞면에 이러한 문구를 붙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혐오의 감정이 있다고 제 블로그나 브런치스토리에 적은 적이 있습니다. 감정을 품는다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혐오 역시 감정의 일부입니다. 즉, 감정의 일부인 혐오를 할 자유는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편견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인간에게 있어서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를 두고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 역시 혐오표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첫 번째 대학교에 다닐 때 교회를 옮겼습니다. 고등학생 때 성경 강좌를 들었는데, 그 강좌를 인도하시던 목사님께서 시무하시던 교회로 말입니다. 그 교회에서 음식, 생활, 질병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시며 항상 구별되게 살라고 설교하셨습니다.
교회에 어느 의사 한 분이 와서 음식 특강을 해주신 적이 있었는데, 현미밥이 건강에 좋고 발효 음식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요리를 전공한 사람이라 그 말이 걸려서 그 의사분께 질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어느 집사님이 지나가며 이런 말을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음식 하는 사람이 편견에 사로잡혀 큰일 났네.'
당시에는 제가 틀린 줄 알았습니다. 제가 편견에 사로잡힌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그 상황과 그 말을 다시 생각해 보면 과연 그것이 편견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생각이 다르고 절대적인 의견이나 정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당시 했었던 질문은, '어느 주제나 이슈에 대해 알고 있거나 배운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할 수 있었을 법한 질문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사상을 맹목적으로 따른다는 것은 자신의 사고를 편협하게 만들 수 있고, 어느 이슈에 대하여 편견 어린 사고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더 심해지면 혐오를 낳는다고 합니다. 물론 자기 혼자 그런 것을 갖고 있으면 모를까,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그 사상이 맞는 것인지 알 길이 없고, 그 사상 또한 절대적 진리는 아니기에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할 수 있고, 갈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극단의 사상을 가진 사람 역시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에 저는 극단의 사고를 경계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계기로 자신이 그동안 갖고 있던 극단의 사고와 다른 극단의 사고를 접하여 그 사고관에 매몰될 수 있는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극단의 정의와 신념을 추구하는 행위 또한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 청년시절 운동권에 투신한 사람들 중 일부가 전향하여 극우성향을 가진 사람이 돼서 상당히 혐오발언을 쏟아내고 혐오표현을 일삼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죠. 제가 알던 어느 목회자 역시 진보적인 성향을 가졌었고, 정의를 추구하였으나 어느 순간 보수, 아니 극우로 전향하여 이승만을 찬양하는 그런 사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슬픕니다. 심지어 제 아버지께서 알고 지내시던 어느 목사님은(20년 지기) 정의와 공평함을 추구하다 극우사상에 빠져서 아버지가 듣는 앞에서 지역비하발언을 서슴없이 하셨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 그러니까 저 자신은 극단의 정의나 신념을 추구하는 것을 상당히 꺼리는 편입니다. 저 역시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 갖고 있기에 어느 한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치고 싶은 마음이 일절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진짜 이 부족한 글을 읽고 계실 독자분들에게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생각할수록 골치만 아픕니다. 무엇이 옳은지 알 길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