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문을 두드린 뒤 ADHD라는 진단을 받기 전까지......
프롤로그
이 일기를 쓰기 전에 간단한 프롤로그를 적겠습니다. 저는 지난 30여 년 동안 많은 괴로움을 겪어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얼마나 괴로운 일을 많이 겪었길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에서의 괴로움은 각자에게 견딜 수 없는 것이며, 그 크기가 어떻든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어느 누구든지 가지고 있는 괴로움은 결코 폄훼될 수 없으며, 저 역시 다른 사람들의 괴로움을 그저 공감해주고 싶을 뿐입니다.
저는 제 성격의 문제를 고치려고 노력했었지만 쉽지 않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저를 이해하지 못했고, 심지어 부모님조차도 제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셨습니다. 인간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관심을 끌기 위해 과도하게 행동한 적도 많았습니다. 군대에서도 문제가 생겨 정신과 진단을 받았고,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몇 개월간 통원치료를 받았지만 지휘관의 권고로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전역 후 사회초년생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직장에 오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여러 번 떨어졌고, 그 기간 동안 고립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혼자 집에서 공부하며 배달음식을 많이 먹어 건강도 해쳤습니다. 2022년 시험 접수 당시 부주의로 공채가 아닌 경채로 신청해 멘털이 붕괴되었고, 결국 병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 일기는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제 머릿속이 이토록 혼란스럽다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죠......
2022년 7월 4일 월요일 날씨: 맑음
오늘 밤에 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있을 치료와 일들에 대해 기록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집안 정리를 했습니다. 땀이 많이 났지만, 정리는 꼭 필요했습니다. 집이 거의 창고처럼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리를 마친 후 휴대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노트북으로 파일을 압축했습니다. 상당히 우울한 상태로 잠을 잤습니다. 도대체 제 안에 어떤 문제가 생긴 건지 그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2022년 7월 5일 화요일 날씨: 구름
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나머지 짐을 정리했습니다. 아버지는 박스를 모아두셨고, 저는 쓰레기를 버리는 일을 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만보는 넘게 걸었습니다. 정오가 되자 너무 더워서 점심을 건너뛰고 쉬었습니다. 오늘은 김해에 있는 병원에서 처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날이었습니다. 의사에게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하고 증상을 설명했습니다. 의사는 우선 MRI부터 찍자고 하여, 이틀 뒤에 찍기로 했습니다. 8월 11일에는 MRI 결과에 따라 뇌파검사나 종합심리검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검사 비용은 미리 지불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씻고 밥을 먹은 뒤 이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물론 MRI검사 없이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기에 의심될 만한 증상을 먼저 체크해 보고 이상이 없는 것부터 하나하나 배제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2022년 7월 6일 수요일 날씨: 맑음
오늘도 집 정리를 하느라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이제 집 정리를 다 마쳤습니다. 박스와 기타 폐기물을 버렸고, 일주일 동안 쓰레기를 버리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집이 창고 같았는데 이제는 여유 공간이 생겼습니다. 일주일간 힘들었지만, 정리를 마치고 쉬었습니다. 내일은 병원에 가는 날입니다. 에어컨이 내일이나 모레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모가 사주셨습니다. 이모는 항상 우리 집에 음식을 보내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이번에는 에어컨을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 우리 집에도 에어컨이 들어옵니다. 그나저나 참 기분이 우울하군요. 정말 우울함 그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