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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급자족 Oct 30. 2024

미룰 수 없어서 텃밭!


올해 처음 텃밭을 일군다. 혼자  놀이터라 생각하며 10평을 경작한다. 나는 별로 한일이 없다. 땅에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은 후 관찰만 했을 뿐이다. 텃밭을 가꾸며 생각하는 것도, 배우는 것도 많다. 내게는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곳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오늘 퇴근하고 텃밭에 갔다. 항상 마음속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너무 바빴다.


오늘의 텃밭 방문 목적은 시금치 솎아주기, 다 자란 루꼴라 뽑아주기, 고추 중 여린 것 제외하고 반찬 재료용으로 수확하기, 가지 수확하기, 대파 몇 뿌리 뽑기이다.


1. 루꼴라


약 일주일 간의 시간차를 두고 씨를 뿌려놓았다. 수확기간이 길다. 처음 뿌린 루꼴라는 거의 다 자라 있었다. 여린 루꼴라를 제외하고 다 자란 것은 뿌리째 수확했다. 영락없는 열무 모습인데, 이탈리아 채소라고 한다.


전체 텃밭 작물 중 가장 기르기 쉽고 맛있는 채소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1초의 망설임 없이 '루꼴라'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무렇게나 루꼴라를 잘라 초장을 뿌린다. 밥을 먹지 않고 샐러드만 먹어도 콧노래가 나온다. 배부르고 든든하다. 내년에는 비닐을 걷어내버리고 줄뿌림으로 밭의 1/3에 씨를 뿌릴까 한다. 시간차를 두고 가을 내내 수확해서 먹을 수 있도록.



여린 루꼴라
다 자란 루꼴라


2. 잎우엉:


분명 지난번에 우엉잎을 다 베어버렸다. 근데 연한 새순이 또 났다. 잎우엉은 내년에도 그 자리에서 그대로 순이 난다고 한다. 부추와 같이 모종을 새로 사지 않아도 다. 호박잎처럼 쪄서 쌈 싸 먹는 것인데, 아주 부드럽고 담백하다. 잎우엉은 대장과 위 보호에 최선인 작물이라 여겨진다. 뱃속에서 안좋은 것들을 깨끗하게 닦고 청소해 줄 것만 같은 질감이다.

잎우엉


3. 아욱


분명, 지난번에 줄기만 놔두고 아욱잎을 다 뗐는데, 곁순이 났다. 아욱도 시간차를 두고 씨를 뿌렸기에 새이 나고 있다. 새은 한두 줄기만 놔두고 솎아주었다. 가을 아욱은 사립문을 닫아놓고 먹어야 할 정도로 구수하다는 말이 있다.

잎우엉


4. 겨울 월동이 가능한 시금치


시금치도 1주일, 2주일, 시간차를 두고 씨를 뿌려놨다. 발아가 정말 잘 된다. 너무 빽빽하게 두면 잎이 노래지기 때문에, 아직 야들한 시금치를 솎아주었다. 솎아낸 시금치는 간단히 무쳐 나물로 먹을 예정이다. 시금치는 뿌릴 때부터 신중하게 간격을 줘서 줄뿌림 하면 수확 효율이 더 좋을 듯하다. 시간이 남는다면, 고추와 가지 나무를 정리한 빈 땅에 시금치 씨앗을 추가 파종할 생각이다. 시간이 남는다면....


시금치



5. 가지 :


드디어 가지가 제 임무를 다하고, 열매를 더디 내고 있다. 여름부터 가지를 50개는 반찬으로 먹었나 보다. 단 두 그루에서 수확량이 엄청났다. 사투를 벌였다

 어린 가지를 모조리 수확했다. 어렸을 때 밭에서 따먹는 여린 가지가 맛있었는데, 간식으로 먹으려고 한다.

가지

6. 대파


역시 아무것도 안 해도 잘 자라는 작물 중 하나다. 대파는 더 크게 키우겠다고 아끼다가는 속이 노래져서 못 먹기도 한다. 여릴 때 한 두 뿌리먹기 시작하는 게 낫다. 이번에 새롭게 배운 건 모종으로 대파를 심고, 땅에 뿌리가 자리 잡을 때, 뿌리를 분리하여 이식해 주는 것이다. 개체가 튼실히 자라도록 개체수를 늘려준다. 비가 온 뒤면 더 생착이 잘 된다. 지난번에 뿌리를 나눠 빈 땅에 심어놓은 대파들이 튼실해져서 수확했다.

대파

7. 고추


여린 고추는 놔두고 반찬 재료용으로 쓰려고 땄다. 올해 농사지으며 느낀 게 고추는 "충분한 간격"이 중요하다는 거다. 고추모종이 자라면서 곁가지를 정리해 주는 것도 중요하단 생각을 했다.

고추

8. 부추


지난번에 한번 베어버렸기에 조금 더 있어야 다시 베어 먹을 수 있겠다. 부추도 그대로 두면 내년에 또 새싹이 자란다고 한다. 20번은 넘게 베어 먹은 듯하다. 참 가성비 있는 작물이다.

부추


9. 당근


발아율이 다. 내년에는 좀 더 고민해 보고 심어야겠다.


10. 천년초


천년초는 건강원에서 푸른 잎의 즙을 내서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한다.


<천년초의 효능 검색결과>


- 천년초 뿌리에는 사포닌이 함유-면역력효과

- 천년초는 각종 암세포제거(항암효과),

- 비타민C도 풍부해 신체대사가 활발해진다.


- 폴로보노이노성분으로 성인병예방에 탁월, 풍부한 식이섬유로 대장과 소장의 기능을 활성화해 장을 건강하게 하고 깨끗하게 비우는데 좋다.


- 칼슘도 멸치의 9배나 많아 골밀도를 높여준다,

- 빨간 열매는 탁한 혈액정화하고 맑게 하는 작용을 한다,

- 그 외에 당뇨, 고혈압, 피부질환, 갑상선 등 온갖 염증에 좋다.



<오늘의 텃밭 채소 수확>


루꼴라, 시금치, 고추, 대파, 가지, 아욱 솎은 것. 내일부터 루꼴라 샐러드로 아침식사를 하고, 점심도시락도 루꼴라 샐러드를 싸가야겠다. 고추는 음식 재료로 쓰고, 가지, 시금치는 밑반찬으로 만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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