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아침일과는 같다. 6시 알람소리에 맞춰 기상. 요리. 7시 10분 출근. 8시 직장 도착 전 아이들과 통화. 40대 남편은 1시간 거리 중등학교 교감으로 일하고 있다. 선생님들 출근 전에 도착해서 일과를 시작하기 위해 일찍 나선다.
6시에 기상하자마자 손을 씻고 싱크대 앞에 선다. 그리고 40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말려도 소용없다. 본인은 아침식사를 안 하는데 딸과 아들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 같이 아침을 먹지 못하지만 손수 만들어주고 싶어 한다.
그 덕에 아침에 일어나 매일 식탁 관찰이 흥미로워졌다. 야채 칼질 소리를 들으며 오늘은 어떤 음식을 만들까 궁금하기도 하다. 오늘도 칼질 소리가 요란하다가 알람소리를 듣고 출근했다. 부엌에 나와보니 어묵탕 한 냄비가 놓여있다. 역시 양이 많다. 아침에 먹을 만큼만 덜어먹고 냉장실에 뚜껑 덮어 보관하면 맞벌이 퇴근 후, 힘들이지 않고 저녁식사할 수 있다.
남편이 청하를 좋아해서 저녁에는 어묵탕이 술안주가 될 수도 있다. 가끔은 술안주인지 식사메뉴인진 헷갈리는 음식을 요리하기도 한다.
남편이 아침을 준비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침식사를 글이나 사진으로 기록한 적도 말한 적도 없다. 최근 처음 기록해 본다.기록으로 남겨보니 순효과는 있다. 남편이 회식 때 술 먹고 늦게 들어와도 서운함이 1도 없다.
텃밭 무
시원하고 구수한 텃밭 아욱
어제 수확해 놓은 무와 무청, 아욱을 넣어 시원하게 끓였다. 초등딸이 무를 싫어한다. 손수 만들어주신 아빠의 정성과 유기농 작물에 대해 설명하며 밥 말아 먹여야겠다.
딸이 거실로 나오자마자 어묵색을 보고 유부초밥인줄 알고 좋아하다 실망한다. 그래도 입맛에 맞는지 한그릇 뚝딱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