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재회

변한 건 몸무게, 변하지 않은 건 마음

by 강경윤


10년 전의 저는

워커홀릭이었습니다.


일이 전부였고, 일하지 않을 때조차

머릿속은 늘 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성과가 나면 잠시 웃었고,

막히면 스스로를 깎아냈죠.

그땐 그게 열정인 줄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뜨거웠다기보다는

과열된 상태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조용히 타고 있었습니다.



그때도 함께였네요.

말 한마디 없어도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었고,

서로를 응원하던 순간들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저는

사람들 앞에서 항상 웃고 있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무거웠지만,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그걸 증명하듯 무대에 섰고,

끝까지 버티며 웃었어요.



돌이켜보면, 그 웃음 뒤엔

‘버텨내려는 애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사진을 다시 보는 순간

제 자신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성과로 저를 증명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칭찬받고, 인정받는 일에

제 가치를 걸고 있었어요.


누군가는 멋지다고 말했지만

저는 늘 마음 한쪽이 비어 있었습니다.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 많이 일했고,

더 크게 웃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10년 후.

우리는 다시 만났습니다.


기차를 놓쳤다가

어떻게든 다시 표를 구해 타게 된 것처럼

그 만남은 참 자연스럽게 흘러갔습니다.


멤버도, 대화도

어제 본 사람들처럼 편안했어요.


제가 꺼낸 비밀이

모두의 마음을 열었고,

제 아픔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시간은 저 자신에게

가장 큰 위로였습니다.



10년 전에도 웃고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웃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웃음은

예전과는 분명히 달라요.


그땐

버티기 위해 웃었고,

지금은

편안해서 웃고 있습니다.


같이 있는 사람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무엇보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졌으니까요.


사진을 보며 제가 말했어요.

“나… 위 정말 잘 잘랐네요.”


그때, 따뜻한 한마디가 들려왔습니다.


“지금도 사랑스럽고,

그때 모습도 존경스러워요.

결론은요, 다 소중해요.”


괜히 울컥했어요.

그래요.

그때도, 지금도

모두 소중합니다.



10년 사이, 우리는 달라졌습니다.


젊음은 조금 사라졌지만

대신 깊이가 생겼고,

치열함보다는 여유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체중을 덜어냈고,

일의 방식도 달라졌으며,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더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도

조금씩 배워가는 중입니다.


여전히 웃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엔, 그 웃음 뒤에

버티려는 흔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다.”


저는 이 말씀을 믿습니다.


기차를 다시 타게 된 것도,

10년 만에 다시 웃게 된 것도,

그 모든 시간이

우연이 아니라

누군가의 계획 안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10년 전에도 웃고 있었던 우리,

10년 후에도 여전히 웃는 우리.


변한 건 몸무게였고,

변하지 않은 건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10년.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 다시 꺼내보게 될

사진 한 장이 되겠죠.


그 안의 제가

지금처럼 웃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무겁게 버텨낸 시간도,

가볍게 웃고 있는 지금도

모두 다 너야.


10년이 지나고도

웃을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단단해졌다는 뜻이야.


앞으로 또 10년이 흘러도

넌 분명,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을 거야.


그게 네 힘이고,

너만의 기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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