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가족 허락받으셨어요?

믿음이라는 이름의 허락

by 강경윤


“Q. 가족 허락받으셨어요?”

“A. 네, 엄마에게 받았어요. 그리고 그건 ‘허락’이라기보다 ‘믿음’이었죠.”


저는 늘 혼자 결정하고,

혼자 실행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수술은 제 몸의 일이었지만,

그 몸을 낳아주신 건 엄마였으니까요.


그리고 솔직히,

제 몸을 잘 관리하지 못해

결국 위를 잘라야 하는 상황까지 온 게

죄송했습니다.



엄마에게,

의사 선생님 유튜브 영상을 보여드리며

말을 꺼냈습니다.


“엄마, 이런 수술이 있대.”


그리고 수술 전후 사진을 보여드리며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엄마, 나도 해보면 어때?”


엄마는 바로 대답하셨습니다.

“그래, 뭐라도 하긴 해야지.”


엄마도 제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끼셨던 거예요.



그렇게 수술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땐 코로나 때문에 보호자 출입이 전혀 안 되었죠.


엄마는 멀리서 그저 기도만 해주실 수 있었습니다.

전 그게 제일 든든했습니다.


돌아보면 엄마는 늘…

제 인생의 선택을 믿어주셨습니다.


전공도, 사랑도, 일도.

그리고… 이번에는 위까지.



수술 후,

엄마는 저를 보며 늘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빼빼 말라서 어쩌려고 그래.”


그러면 저는 대답하죠.

“엄마, 제발 조용히…”


누가 봐도 아직 통통한데,

엄마 눈에는 제가 빼빼 말라 보이나 봅니다.


엄마 눈에는 여전히

짜파게티 3개는 끓여야 적당하고,

아침으로 삼겹살 구워 먹어야 든든한,

114kg 잘 먹는 딸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거죠.



생일날, 엄마 집에 갔을 때도

피자랑 치킨, 탕수육이

한가득 차려져 있었습니다.


“엄마, 이게 뭐야?”

“네가 좋아하는 거.”


‘엄마, 나 이제 이거 다 못 먹어…’

차마 말은 못 했지만,

한 입 먹고 내려놓는 저를 보며

엄마는 또 안쓰러우셨을 겁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엄마에게 나는,

114kg이던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딸이라는 걸.



아버지는 돌아가셔서

허락을 직접 들을 수 없었지만,

살아계셨다면 아마 엄마처럼

저를 믿어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언니는 지적장애가 있어

깊은 대화를 할 순 없지만,

수술 후 제가 물었습니다.


“언니,

언니가 나 어렸을 때

꼬마돼지 베이브라고 놀렸잖아.

이제 나 날씬해졌지?”

“응.”

“언니, 나 예뻐?”

“응.”


그 짧은 대답이 따뜻해서

눈물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동생은 예전엔 저보다 훨씬 날씬했는데,

이제는 자기도 위를 잘라야겠다며 웃습니다.


그 웃음 속에서

제 선택에 대한 믿음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글로 적어보니 알겠습니다.


제가 엄마께 원했던 건

‘허락’이 아니라 ‘믿음’이었다는 걸.


그리고 저는 이미

그 믿음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는 걸.



이너마더 한마디


엄마는 언제나 너를 믿어왔고,

그 믿음이 너를 지켜줬단다.


그 믿음이 너를 여기까지 오게 했고,

앞으로도 너를 지켜줄 거야.


그러니 이제는

엄마처럼 너도 너 자신을 믿어주렴.


그게 네가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가장 큰 유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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