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3. 피해의식

내가 나를 찌르던 두 번째 화살

by 강경윤

“저는 피해의식 없어요.”


114kg이던 시절,

늘 그렇게 말하며

괜찮은 척 살아왔어요.


그런데 돌아보니,

저는 피해의식 그 자체였더라고요.



사랑에 실패했을 땐,

상대가 배신했는데도

“내가 뚱뚱해서 그런가…”

제일 먼저 스스로를 탓했어요.


사람들이 웃기만 해도

“혹시 내 얘기하는 거 아니야?”

혼자 오해하고, 혼자 상처받고,

혼자 스스로를 찔렀죠.



겉으론 당당해 보였지만

속으론 늘 인정에 목말랐어요.


주변에서

“뚱뚱해도 예쁘다”는 말을 해주면

그 말 안에 숨겨진

“살 좀 빼라”는 뜻이란 걸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하며 살았어요.


‘난 내가 정말 예쁜 줄 알았어요’

라고 말하지만

그건 그냥 그렇게 믿고 싶었을 뿐이라는 걸

이제야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성과로 나를 증명하려 애썼어요.

그래서 점점 더 워커홀릭으로 살았고,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이야.”

“나는 무시당할 사람이 아니야.”


그걸 보여주고 싶어서

일에 목숨을 걸었죠.



저는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오래 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거짓말을 못 하잖아요.


“선생님, 왜 이렇게 뚱뚱해요?”


그 솔직한 질문에

속이 푹 찔렸지만,

전 더 크게 웃고,

더 열심히 일했어요.


아이들 앞에선

무너질 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새로운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그 질문이 또 나올까 봐

늘 긴장했어요.


이 모든 게 피해의식이라는 걸

그땐 몰랐어요.



그럼 살이 빠지고 나선

이 모든 게 사라졌을까요?


아니요.


겉모습은 분명 바뀌었지만,

내 안의 나는

여전히 114kg 그 시절 그대로였어요.

뚱뚱하던 시절에도 괜찮은 척 웃고 살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달라졌지만… 사실 피해의식은 몸무게랑은 상관없더라고요.


그래서 마음공부를 시작했죠.


마음요가 수업 중,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첫 번째 화살은
내가 선택할 수 없이 맞는 거예요.

하지만 두 번째 화살은
선택할 수 있어요.

피할 것이냐. 그대로 맞을 것이냐.

그리고 그 두 번째 화살이
누구에게서 왔는지도 잘 보세요.

종종, 가장 가까운 사람이
쏜 화살일 수도 있거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숨이 ‘턱’ 막혔어요.



맞아요.


남이 쏜 화살보다

내가 나한테 쏜 화살이

훨씬 더 많았고,

훨씬 더 깊었어요.


내 안의 판단,

내 안의 비난,

내 안의 혐오.


그게 진짜

무서운 화살이었어요.


그게 바로

피해의식이었고요.



피해의식은 결국

두려움의 또 다른 얼굴이에요.


“나는 무시당하면 안 돼.”

“사람들이 날 싫어할지도 몰라.”

“버려지면 안 돼…”


그 불안과 두려움이

조용히 내 안에 들어와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찌르게 만들었어요.



이제는 알아요.

피해의식은 없애버려야 할 게 아니라,

내 안에 오래 살아온 그림자라는 걸요.


그래서 저는,

이제 이렇게 선택해요.


첫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어도,

두 번째 화살은 내가 쏘지 않기.


혹시 또 맞게 되면?

빼내고, 약 바르고, 쉬어주면 돼요.


그리고 다시,

내 편이 되어주는 거예요.



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피해의식은 없애는 게 아니라

이해해 주는 거야.


“그래, 나 무서웠어.”

그렇게 말해줄 때,

화살은 더 깊이 들어오지 않아.


네가 너의 편이 되어줄 때,

상처는 천천히,

정말로 아물게 되어 있어.



P.S.

와, 마음공부 시리즈 글은

하나 올리기까지 참 오래 걸립니다.


글을 쓰는 내내 마음이 아파

쓰다 멈추고, 다시 쓰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거든요.


상처가 완전히 아물고 흉터로 남으려면

제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어딘가에 저와 같은 마음인 분이 계실까 봐,

용기 내어 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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