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찌르던 두 번째 화살
114kg이던 시절,
늘 그렇게 말하며
괜찮은 척 살아왔어요.
그런데 돌아보니,
저는 피해의식 그 자체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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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실패했을 땐,
상대가 배신했는데도
“내가 뚱뚱해서 그런가…”
제일 먼저 스스로를 탓했어요.
사람들이 웃기만 해도
“혹시 내 얘기하는 거 아니야?”
혼자 오해하고, 혼자 상처받고,
혼자 스스로를 찔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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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당당해 보였지만
속으론 늘 인정에 목말랐어요.
주변에서
“뚱뚱해도 예쁘다”는 말을 해주면
그 말 안에 숨겨진
“살 좀 빼라”는 뜻이란 걸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하며 살았어요.
‘난 내가 정말 예쁜 줄 알았어요’
라고 말하지만
그건 그냥 그렇게 믿고 싶었을 뿐이라는 걸
이제야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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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과로 나를 증명하려 애썼어요.
그래서 점점 더 워커홀릭으로 살았고,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이야.”
“나는 무시당할 사람이 아니야.”
그걸 보여주고 싶어서
일에 목숨을 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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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오래 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거짓말을 못 하잖아요.
“선생님, 왜 이렇게 뚱뚱해요?”
그 솔직한 질문에
속이 푹 찔렸지만,
전 더 크게 웃고,
더 열심히 일했어요.
아이들 앞에선
무너질 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새로운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그 질문이 또 나올까 봐
늘 긴장했어요.
이 모든 게 피해의식이라는 걸
그땐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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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살이 빠지고 나선
이 모든 게 사라졌을까요?
아니요.
겉모습은 분명 바뀌었지만,
내 안의 나는
여전히 114kg 그 시절 그대로였어요.
그래서 마음공부를 시작했죠.
마음요가 수업 중,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첫 번째 화살은
내가 선택할 수 없이 맞는 거예요.
하지만 두 번째 화살은
선택할 수 있어요.
피할 것이냐. 그대로 맞을 것이냐.
그리고 그 두 번째 화살이
누구에게서 왔는지도 잘 보세요.
종종, 가장 가까운 사람이
쏜 화살일 수도 있거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숨이 ‘턱’ 막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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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남이 쏜 화살보다
내가 나한테 쏜 화살이
훨씬 더 많았고,
훨씬 더 깊었어요.
내 안의 판단,
내 안의 비난,
내 안의 혐오.
그게 진짜
무서운 화살이었어요.
그게 바로
피해의식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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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의식은 결국
두려움의 또 다른 얼굴이에요.
“나는 무시당하면 안 돼.”
“사람들이 날 싫어할지도 몰라.”
“버려지면 안 돼…”
그 불안과 두려움이
조용히 내 안에 들어와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찌르게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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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알아요.
피해의식은 없애버려야 할 게 아니라,
내 안에 오래 살아온 그림자라는 걸요.
그래서 저는,
이제 이렇게 선택해요.
첫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어도,
두 번째 화살은 내가 쏘지 않기.
혹시 또 맞게 되면?
빼내고, 약 바르고, 쉬어주면 돼요.
그리고 다시,
내 편이 되어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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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피해의식은 없애는 게 아니라
이해해 주는 거야.
“그래, 나 무서웠어.”
그렇게 말해줄 때,
화살은 더 깊이 들어오지 않아.
네가 너의 편이 되어줄 때,
상처는 천천히,
정말로 아물게 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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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와, 마음공부 시리즈 글은
하나 올리기까지 참 오래 걸립니다.
글을 쓰는 내내 마음이 아파
쓰다 멈추고, 다시 쓰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거든요.
상처가 완전히 아물고 흉터로 남으려면
제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어딘가에 저와 같은 마음인 분이 계실까 봐,
용기 내어 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