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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와 댑싸리가 만든 가을 풍경, 수원 탑동시민농장

by 트립젠드

서울 근교 가을 산책지
붉은 댑싸리와 은빛 억새
한나절 머물기 좋은 시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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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수원 탑동시민농장 가을 풍경)


도심의 바람이 한결 차분해지는 계절이면 짧은 산책만으로도 마음이 한층 느긋해지는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그 평온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색을 바꾼 들풀과 가을 햇살이 길동무가 되어 준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그러나 멀리 떠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문득 가까운 자연을 떠올린다.


그렇게 발길을 옮기면 가을빛이 은근히 스며드는 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난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가을 산책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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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수원 탑동시민농장 가을 풍경)


탑동시민농장은 수원 권선구 서둔로 일대에 자리한 시민농장으로, 계절의 흐름을 따라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봄에는 분홍빛 꽃잔디와 여린 청보리가 자리하고, 초여름에는 푸르게 번진 수레국화가 길가를 채운다.


여름 한가운데에는 연꽃과 해바라기가 이어지고, 가을이면 붉게 물든 댑싸리와 은빛의 억새가 넓은 들판을 장식한다.


이러한 변화는 장기간 운영되는 농장의 특성과 자연스러운 순환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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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수원 탑동시민농장 가을 풍경)


정문으로 진입하면 우측에 차량 여러 대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내부로 더 들어가면 군데군데 추가 주차 공간도 눈에 띈다.


실제로 이 농장은 텃밭을 일구는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일반 방문객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래서 일부러 먼 길을 들르기보다 근처를 지나며 한 시간가량 여유를 내 산책하기에 적합하다는 의견도 전해진다.


입구에 설치된 안내도에는 억새밭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으며, 댑싸리는 텃밭 3구역 앞쪽에 자리하고 있다.


정문에서 곧장 직진하면 억새가 펼쳐져 있고, 왼편 산책로로 접어들면 댑싸리가 있는 구역으로 이어진다.


붉은 댑싸리와 은빛 억새가 채운 가을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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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수원 탑동시민농장 가을 풍경)


억새 구역에 도착하면 키 큰 줄기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주변에는 서서히 붉게 물든 커다란 나무들이 배경처럼 서 있어 한껏 깊어진 가을의 분위기를 더한다.


억새가 사람 키 높이로 자라 있어 천천히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들풀 사이를 누비는 기분이 살아난다. 또한 들판 안쪽에서 바라보는 농장 전경은 산책 동선을 따라 또 다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준다.


햇빛이 역방향에서 비출 때 억새는 더욱 부드러운 결을 드러낸다고 전해지며, 가느다란 줄기들이 바람에 쓸려 서로 부딪히는 소리도 들판의 고요함을 채우는 요소로 전해진다.


멀리 보이는 탑과 오래된 건물을 배경 삼아 펼쳐진 억새밭은 특히 여행객이 사진으로 남기기 좋은 장면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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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수원 탑동시민농장 가을 풍경)


억새를 지나 텃밭 3구역으로 이어지는 길목은 넓은 잔디 광장을 가로질러 이동하면 편리하다. 반대로 댑싸리 관람 후 억새 구역으로 이동할 때도 같은 동선을 활용하면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댑싸리 구역에서는 붉은 빛으로 물든 둥근 포기가 가을 햇살을 머금고 선명하게 빛난다. 과거 초록색 댑싸리를 다른 장소에서 본 적이 있는 방문객은 이곳에서 본 붉은 형태가 훨씬 인상적이었다고 전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방문객 수가 많지 않아 사진을 찍으며 함께 머물기에도 여유로운 분위기다.


가까운 텃밭과 작은 오두막, 그리고 멀리 보이는 아파트 단지가 이 풍경을 더욱 대비되게 만들어 준다. 자연과 생활 공간이 공존하는 도시형 농장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산책로와 잔디광장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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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기 수원 탑동시민농장 가을 풍경)


텃밭 3구역으로 이어지는 길은 꽃사과나무가 줄지어선 산책길로, 이름 그대로 계절에 따라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조용히 걸으며 주변을 감상하기 좋은 코스로 알려져 있다.


잔디광장에는 바람을 피하는 커다란 나무들이 둘러서 있어 피크닉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도 종종 보인다. 입장료는 별도로 부과되지 않고, 자체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서울 근교에서 짧은 가을 여행지로 적합한 이곳은 화려한 관광지보다 소박한 자연을 원하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명소다.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러도 좋고, 가벼운 산책으로 계절의 짙은 색을 느끼기에도 충분하다. 가을빛이 서서히 스며드는 시간, 탑동시민농장은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서 고요한 휴식의 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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