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꿈을 꿀 수 있도록

Try Everything - < 주토피아 > OST

디즈니 OST 를 한 곡 더 들고 왔습니다. 몇 곡 정도 더 나올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질린다 싶으면 그만할게요. 사실 이 곡은 이 브런치북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는데, 새로운 노래를 추천하겠다는 목표를 생각하면 너무 잘 알려진 노래라서 잠깐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들고 온 건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에요. 꼭 새로운 노래가 아니더라도, 별 생각 없이 듣던 노래를 다르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다르게 들리기도 하니까요.

제가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건 초등학생 때 미국에서였습니다. 미국에 사는 동안 영화관을 한 번만 간 건 아닐텐데, 이상하게 < 주토피아 > 를 본 기억밖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예상보다 영화가 너무 무서워서 잔뜩 긴장하며 봤던 어린 제가 생각이 납니다. ( 사실 지금도 공포영화를 전혀 못 보는 걸 생각하면, 나이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 하지만, 그 뒤로 조금씩 세상을 마주하고, 온갖 생각을 품었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이 영화는 단순히 동물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따위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죠.

오늘의 음악, Try Everything 과 영화 < 주토피아 > 는 꿈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연대, 평등처럼 가볍지 않은 주제를 두루 다루는 만큼 다르게 표현할 방법도 많지만, 한 단어로 줄이라고 하면 저는 항상 이 단어를 선택합니다. 

주인공 주디는 경찰이라는 멋진 꿈을 가지고, 모두의 꿈이 이루어지는 세상 주토피아에 발을 들입니다. 주디가 처음 기차를 타고 지나가는, 디즈니가 심혈을 다해 만든 아름다운 주토피아의 풍경. 그리고 흘러나오는 Try Everything 은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주디, 그리고 우리의 어린 시절을 찬란하게 그려내죠. 

그러나 주디가 맞이한 현실은 주디에게 꿈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닉에게도,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꿈을 방해하는 차별, 역차별, 현실적인 문제, 부정 부패 등의 요소를 영화는 아주 날카롭게 꼬집어내죠. 

그러나 결국 주디와 닉은 그 모든 걸 이겨내고, 그게 무엇이든 자기들의 꿈을 이루어냅니다. 물론 주토피아 2도 이제는 나온 것처럼, 그 뒤에도 어려움을 겪겠죠. 그러나 주디와 닉은 적어도 자신들의 꿈을 꿈꿀 수는 있게 되었습니다. 

요즘 세상을 보면, 꿈을 꿀 시도조차 못하게 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돈부터 벌고 나서 하고 싶은 거 해라, 남들도 다 참으면서 산다, 등등. 도대체 꿈은 언제 꾸나요. 누가 꿀 수 있을까요.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전편에서 < 주먹왕 랄프 > 를 다루며 디즈니의 디즈니스럽지 않음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주토피아는 '디즈니스럽지 않음'의 대명사라고 생각하는데요. 아주 무거운 편에 속하는 제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묘사 등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2010년대 디즈니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남은 건, 우리에게 던지는 그래도 아주 디즈니스러운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뭐든 시도하라고, 꿈을 꿀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오늘의 노래 

Try Everything - Shaki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