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지나 다소 심심해졌던 미국의 마트 매대가 어느 날 갑자기 핑크와 빨강으로 물듭니다.
달력을 보지 않아도 발렌타인데이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일본이 발렌타인데이를 크게 챙긴다고 생각했는데,
와보니 미국은 온 나라, 온 세대가 함께하는 축제의 날이에요.
심지어 초등학교에서는 반 친구 모두에게 작은 초콜릿이나 선물을 돌려야 하더라고요.
수업에 참여하시는 모든 보조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은 물론이고요.
학교에서는 혹시라도 받지 못해 마음이 상하거나 차별을 받는 친구가 있을까
친절하게 모든 반 아이의 이름과 선생님들이 리스트업 된 유인물을 챙겨보네요.
올해도 27명의 반 친구들과 수업에 참여하시는 모든 보조 선생님들이 들어있네요.
아이들은 발렌타인 성인에는 크게 관심이 없지만 사탕과 초콜릿을 받을 생각에 들떠요.
할로윈에 받은 간식을 다 먹어갈 때 즈음 시기적절하게 간식 다람쥐 창고가 꽉 채워지네요.
이 기념일을 모두가 함께 축하하는 큰 이벤트가 된 것이
단것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성향 덕분인지 아니면 과자 회사의 상술 덕분인지 알 수 없지만,
평소 잘 몰랐던 반 친구들까지 챙겨보고 인사를 드리기 어려운 보조 선생님들에게도 감사를 전하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은 분명해요.
그래서 기꺼운 마음으로 과자회사의 상술에 휘말려 보기로 합니다.
선생님들을 위해 고른 토피캔디는 케이스가 너무 예뻐서 한눈에 반했어요.
반 친구 27명에게 돌릴 선물은 아이가 한참 고민합니다.
너무 흔해서 다른 친구가 가져오는 것과 겹치는 건 싫다나요.
작년에 받은 작은 피자박스 모양으로 생긴 케이스에 피자 젤리가 담긴 것이 재밌었는데
올해는 또 어떤 재미난 선물을 받게 될지 기대가 돼요.
그리고 초콜릿을 나누는 날은 직접 만든 초콜릿 박스를 들고 갑니다.
각자 좋아하는 캐릭터로 신발상자를 꾸며 가져가는데 각양각색의 상자를 구경하는 즐거움도 크더라고요.
특별한 날을 함께 준비하며 설레고, 나누며 기뻐하는 시간.
미국의 발렌타인데이는 27명 중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모두의 축제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