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캘리포니아에서 맞이한 구정

by 솔라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캘리포니아라서 일까요.

한국을 떠나 멀리 와 있지만, 구정만큼은 오히려 더 화려하고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크게는 씨월드, 디즈니랜드 같은 놀이공원에서도 루나 뉴 이어를 축하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작게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빨간 옷을 입고 모두 함께 행진을 해요.


중국, 한국, 베트남, 대만.. 구정을 쇠는 나라의 학생들은

오늘의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 나! 하는 표정으로 전통 의상을 뽐내며 행진하지요.

저희 아이도 친구들에게 한복을 보여주고 싶어 그날은 깨우지 않아도 일찍 일어나더라고요.

아침에 등교하면서부터 미국 학부모와 학생들이 Beautiful! 하며 엄지를 들어 보이던 모습에, 아이는 하루 종일 들뜬 얼굴이었어요.


용탈을 쓰고 크고 작은북을 두드리며 행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습니다.

루나 뉴 이어를 함께 축하하고 즐겨주는 다른 문화권의 친구들도 선생님도 고맙고요.

다양한 문화를 함께 즐기는 모습에, 이민자의 나라 미국이라는 것이 실감되는 순간이었어요.

스크린샷 2026-02-20 오후 2.45.02.png 용 탈도 쓰고 각종 악기를 두드리며 행진하는 흥겨운 Lunar New Year


이날 저는 특별 선생님으로 초대되어 루나 뉴 이어를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었어요.

아이들에게 아시아의 어떤 나라들이 이 날을 축하하는지, 각 나라의 전통의상이나 음식을 소개하고

제가 만들어간 잡채와 한국산 미니약과를 나눠주고

하이라이트로는 다 같이 제기차기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IMG_0643.heic 같은 한 한국 학부모들이 힘을 모아 준비한 전통 음식과 놀이

외국에 나가면 고국에 대한 사랑이 깊어진다더니,

그날만큼은 제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유난히 자랑스러웠어요.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잡채와 제기차기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을 마주 보니 어깨가 으쓱 올라갑니다.

제기차기를 가르쳐주기 위해 함께한 남편은 한 시간 내내 쉬지 않고 제기를 차다 보니, 다음 날은 다리가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였지요.

아이들도 선생님도 계속 시범을 보여달라며 More! Again! 을 외쳐대니 한류 홍보대사로 쉴 수가 없었거든요.


비록 다리를 안으로 굽히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2개 이상 차는 아이들이 드물었지만

하나만 성공해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까르르르 신나 하는 시간이었어요.

잡채의 인기야 말해 뭐해요 넉넉히 만든다 생각했는데 부족했어요.


한국에서 열네 시간을 날아와야 닿는 이곳에서,

이렇게 함께 구정을 나누게 될 줄은 몰랐어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하루였습니다.


모두 해피 루나 뉴 이어!


lunar New Year Sola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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