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어떤 것은 끝까지 지킬만한 가치가 있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했다.
'이혼 숙려 캠프'라는 것도 있다고 들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탠다면 결혼하는 두 커플 중 한 커플은 이혼하는 한국이다.
결혼한 부부 중에 이혼을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빈도의 차이는 있어도 한 번쯤은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우리나라에서 가정을 갖는 일이란 대개 부부가 서로 사랑하지 않게 되어가는 필연적 과정처럼 받아들여진다. -정지우, <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정지우 작가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는 좋은 결혼 생활의 샘플을 보고 자라지 못한 탓일지 모른다. 신체적 정서적 학대가 너무 커서 그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샘플만 무수히 보았을 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기로 택했다면, 끝까지 사랑해 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우리가 한 번, 괜찮은 샘플이 되어보자고 말한다. 혹여나 삶의 굴곡이 너무 가팔라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라도, 그래서 이혼만 하면 훨훨 날아 새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을지라도 지금 이 결혼을, 내 결혼을 지킨다.
세상에 어떤 것은 끝까지 지킬 만한 가치가 있다.
결혼을 지키지 않으면 무엇을 지킨단 말인가.
그렇게 오늘도 이혼 안 할 결심, 이 결혼을 지켜낼 결심을 이루고야 만다.
내가 믿는 가치를 온몸으로 실천하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