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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타령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우리 딸내미가 내 팔자 닮을까 무섭고 두려워 내 팔자를 바꾸고 싶을 지경

by 파리외곽 한국여자

토요일 오늘 오전 ppg수업, 볼륨댄스수업.

오빠 11살 이아이 8살 여동생 4살 남동생 1살. 이 아이는 매사 자신감이 넘치고 이아이 할머니는 댄스선생님이 시범을 보일 때마다 유독 자기 손녀 손을 잡아주는 그 순간들을 영상으로 찍고 가족들과 공유하기 위해 전송 버튼을 누른다.


포르투갈 출신 그녀는 53세이다. 그 흔한 해안가가 아닌 포르투갈 산악지대 어딘가에서 태어나 12살이 되던 해, 돈을 벌기 위해 프랑스로 와서 18살에 첫아들을 낳았다. 그 아이는 자라 네 아이를 둔 35살의 젊은 아빠가 되었고, 여전히 활동적인 엄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8세 저 꼬마아이의 눈빛과 자신감, 사랑스러운 말투와 공손한 태도.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어쩜 특별할 것도 없는 저 아이에게 내 딸이 밀리고 있는 모습을 수업 중에 확인을 하고 너무 화가 난다.

‘내 팔자가 더러워서 ‘라는 말을 하고 싶진 않지만,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와 넘치는 사랑으로 쑥쑥 자라나는 저 아이의 자존감의 높이에 따르는 큰 그늘 아래 내 아이가 갇힐까 두려웠다. 다행히 내 아이는 별 감정 없어 보이지만.. 내 감정이 노출되어 아담과 이브가 느꼈던 알몸의 수치심이 간접적으로 아이에게도 전달된 듯하여 동시에 자책감마저 든다.


게다가 레오릭인지 뭔지 그 외동아들아이하나가 날파리처럼 곁에 꼬이고.. 저렇게까지 아이에게 표현하고싶진않지만, 만만해보이는 애만 괴롭히고 장난기가 너무 심해서 수업 흐름을 끊는 저 장난꾸러기의 원픽이 되곤하는 딸아이, 자신도 이 아이와 파트너 되는 것을 즐기는 듯한 내 딸,


이렇게 ‘끼리끼리’가 되어버린다고..?

이걸 받아들이라고..?


제발.. 불구덩이에 들어가지 말자.


네 취향.. 어쩌면 좋으니..

엄마가 정말 할 말이 없다, 입이 열개라도.


네 엄마 25년 전에

그렇게 적은 나이가 아니었음에도

안타깝게도 순진무구 순수하고 착하고 해맑기만 했다.


그리고 그때 우연히 MBTI인가 머시긴가 검사를 했어

ENFP


엔프피가 세월의 풍파를 제대로 맞아 부렸더니

..

삶의 전반에 걸쳐

질량보존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무서운 진실을 알아버렸네


딸아,

우리 딸….

내가 어찌해야 할지..

하루하루 날 닮아가는 것도 모자라

저 인간까지 닮아가는 모습에…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어찌해야 할지…


피겨 프로그램은 말라고 시작해서

마케팅에 속아 넘어가서

이런 고민까지 하나 싶다가도

이렇게 가까이서 널 지켜볼 수 있어

현실 파악에 도움이 된 듯 다행이다 싶다가도..

아…


십몇 년 전,

“선생님.. 수학선생님이 저희더러 ‘너희는 그냥 거름이다 ‘라고 했어요”하며 속상해하던 친구들의 말이 떠오르고, 그 수학쌤이라는 나랑 동갑 선생이 아이 둘의 아빠로 기간제로 담배를 얼마나 피워대던지도 떠오르고.. 이 둘의 아픔을 모두 이해하며 마음 아파했던 하지만 온전한 이해는 못했던 그때의 나도 떠오르고.. 피겨 데텍시옹과 콤페티씨옹 총 25명 중에서 우리 아이반은 그때의 영어 ABC 수학 ABC반으로 따지면 BC의 믹스인데, 그 안에서 다시 만개할 꽃들의 거름이 되어주는 아이가 반이라 보면.. 내 딸이 그렇다고 보면…. 그때 ‘거름‘이라는 단어에 속상해하던 그 아이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된다. 근데 너무 늦어버렸다. 난 너무 순진했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다.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가족이 함께 한 아이의 운명에 긍정적으로 동참하고

물심영면으로 아이의 운명을 팍팍 지원해주는

저런 아이와 경쟁을 해서..

top을 가리는 스포츠 세상에서 험한 꼴 안 당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과연.. 그 결과는 어찌 될까


알 수 없다, 고 말하고 싶지만,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손주 팍팍 밀어주는

가족공동체를 어찌 당해낼지..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저 똘똘 뭉쳐서 으쌰으쌰 하는 가족, 운명공동체들

도대체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솔직히 좀.. 아찔하긴 하다.

적어도.. 오늘은 그렇다.

딸에게 한없이 미안하다.


엄마 팔자..

닮지 않기를..

제발..


“팔자는 닮는다”는 속담의 논의 (Ai)


“팔자는 닮는다”는 한국 속담으로, 부부나 가족 간에 운명(팔자)이 서로 비슷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외모나 성격이 닮는 것을 넘어, 삶의 궤적·고난·행복의 패턴까지도 공유된다는 깊은 철학을 담고 있다.

1. 유래

‘팔자(八字)’란?

사주팔자(四柱八字)에서 유래. 출생 연·월·일·시를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로 8글자로 나타낸 운명의 설계도.

조선시대 유학에서는 “팔자는 하늘이 정해준 것”으로 여겨졌다.

속담의 기원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李重煥)의 《택리지》에 비슷한 표현 등장: “부부는 한 몸이라 그 팔자가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민간에서는 결혼 후 부부가 함께 겪는 고난·풍파를 보며 자연스럽게 생겨난 관찰.

예시: 한쪽이 병약하면 다른 쪽도 건강을 해치거나, 한쪽이 가난하면 같이 빈곤해지는 현상.

2. 쓰임과 의미상황

예시 대화

해석

결혼 상담

“둘이 성격은 안 맞는데… 괜찮을까?”

“팔자는 닮는다고 하잖아. 같이 살면 맞춰질 거야.”

처음엔 달라도 공동의 운명이 형성된다는 낙관적 위로

부부의 고난 공유

“남편 사업 망해서 우리도 망했다.”

“팔자는 닮는 법이야.”

운명의 연대를 인정하는 체념

자식 교육

“아들 공부 안 하는데, 나도 젊을 때 그랬지.”

“부모 자식 팔자도 닮는다니까.”

세대 간 운명의 전이를 경고


3. 현대적 재해석


심리학적 관점:

공감대 형성과 스트레스 전이

(예: 한쪽이 우울증 파트너도 우울해짐)

사회학적 관점:

계층 고착화

(부유한 집안끼리 결혼 자녀도 부유, 빈곤한 집안끼리 자녀도 빈곤)

반론:

“팔자는 닮는다”는 운명론적 체념을 부추길 수 있음.

현대인은 “운명은 바꿀 수 있다”는 능동적 태도를 강조.


결론


“팔자는 닮는다”는 단순한 속담이 아니라,

‘공동체적 운명’을 관찰한 한국인의 삶의 지혜다.

과거엔 운명의 필연으로, 오늘날엔 관계의 상호작용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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