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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욱 Dec 14. 2024

“오케이어맨션의 싼타클로스”

책을 한잔 권하는 하루

오늘은 휴일이었습니다. 언제나처럼 단골 책방에 들러 책 한 권을 권하고, 차 한 잔과 함께 하루를 보냈습니다.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날, 바(bar)에 가서 칵테일이나 위스키를 한잔하곤 했겠지요. 때로는 포장마차에서 혼술을 즐기기도 했고, 사실 혼술은 오랜 시간 저의 취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대신 오케이어맨션이라는 독립서점을 찾아가는 것이 저의 새로운 취미가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장님과 단골 손님들과의 수다가 이제는 저의 일상 속 소중한 일부가 되었죠.


아직 내공이 부족한 저는 수다의 중심이 되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들이 너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과거 술집을 전전할 때도 사실 나쁜 기억은 별로 없어요. 오히려 옆자리에 앉은 누군가가 같은 위스키나 주종을 좋아한다는 걸 알면 자연스레 대화를 시작했고, 술과 얽힌 경험들을 나누곤 했었죠. 지금은 그 공간이 술집에서 책방으로 바뀐 것뿐, 제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도 오케이어맨션에서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이 세 번째 만남인 어린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예전에 그 친구에게 책을 선물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은 꽤 친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 친구와 대화하던 중, 사장님께서 제가 책을 읽으며 울던 이야기를 꺼내셨고, 그 당시 제가 읽고 있던 책에 관심을 가진 다른 손님에게 그 책을 선물했던 일화를 이야기해주셨어요. 그 얘기를 듣던 친구가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완전 오케이어맨션의 싼타클로스네요, 하하하!”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스스로도 멋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친구에게 이렇게 답했습니다.


“삼촌은 이곳이 마치 바(bar) 같아. 같은 주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술을 권하듯, 나는 이곳에서 책을 권하는 거지.”


사실 저에게 책은 술과 비슷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공유하며 친밀해지고, 때로는 울적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신이 나기도 하니까요. 그렇게 좋은 인연을 만들어 주는 것이 꼭 술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책과 오케이어맨션 덕분에 에너지 넘치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책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 그리고 책을 나누며 느끼는 작은 기쁨들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오늘 같은 특별한 경험들이 여러분에게도 따뜻한 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혹시 여러분에게도 책을 통해 얻게 된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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