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깊은 생각 없이 여러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분들, 춤을 추는 분들… 예술에 대한 고상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그들이 처한 어려움을 보며 위로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예술, 음악, 글, 그림, 사진, 춤… 모든 예술은 대중의 인정을 받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생활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참 신기한 건,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처럼 주변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꼭 한 명쯤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그마저도 예술이 가진 신비한 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예술이 숭배받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예술을 소비하는 시대가 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생각을 요즘 더 자주 하게 됩니다. 이제는 기다린다고 누가 알아봐 주는 시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예술가라는 정체성은 스스로 부여할 수 있지만, 그 정체성을 이어갈 힘은 결국 사람들의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에 멋진 형이 해줬던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어차피 삶은 깔과 쪽이다.” 이 말이 요즘 같은 SNS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꽤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어떻게든 자신을 드러내야만 존재할 수 있는 시대이니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방향은 무엇일까요?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할까요? 이 질문의 답은 여전히 미완성입니다. 하지만 계속 걸어가면서 언젠가는 그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