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합격자 발표날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조용해졌다

by 역마자

오늘은 몇 개월 동안 나름 성실하게 준비했던 자격증 시험의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시험이 끝난 뒤부터 오늘 아침까지, 학원 카톡방 분위기는 꽤 훈훈했다.

“다들 합격하실 거예요.”

“이번엔 문제도 평이했잖아요.”

서로를 위로한다기보다, 서로를 안심시키는 말들이 오갔다.


아침 9시.

결과 발표 시간.

늘 그렇듯, 그 시간에 맞춰 카톡방은 잠시 조용해졌다.

메시지가 없는 단체방은 묘하게 많은 말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누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다들 합격하셨죠?”


몇 명은 바로 답을 했다.

축하 이모티콘과 짧은 소감들.

그 사이, 이중 몇 명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나 역시 결과 페이지를 열었다.

점수를 확인하는 순간, 솔직히 조금 놀랐다.

면접이 마지막 시간대였고,

“마지막 타임은 간단하게 말해도 점수가 잘 나온다”는 이야기를 너무 믿었던 탓일까.

의도적으로 말을 줄였고, 그 결과 점수는 바닥에 가까웠다.


다행히 합격.

불합격보다 훨씬 나은 단어임에도, 마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았다.

기쁨보다는 안도에 가까운 감정.

‘아슬아슬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카톡방에는 합격 후기를 쓰는 사람도 있었고,

아무 말 없이 읽기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합격이라는 단어 하나로 묶이기엔,

각자의 표정과 마음은 꽤 달라 보였다.


작년에 비해 응시자가 많이 늘어서인지

필기와 실기 모두 합격률이 낮았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위로가 되는 말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남의 불행 위에 세워진 통계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합격자 발표날은 늘 그렇다.

기쁜 날이면서도,

조용히 말을 삼키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이는 날.

웃는 사람보다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이 더 많은 날.


오늘의 합격은

축하받아야 할 성취이기도 하고,

다음에는 더 준비해야겠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아마 그래서 이 날은

기념일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기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합격자 발표날에 드는 감정은, 언제나 생각보다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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