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과유불급이란 말이 이제는 이해가 된다

by 역마자

새해만 되면 늘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올해 꼭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들고, 언젠가가 아닌 올해 안에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적는다.


작년에도 그랬다.

계획은 많았고, 실행력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멈출 줄을 몰랐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이번 달만 버티면’

‘이 정도는 해야 뒤처지지 않지’


그렇게 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 몸이 먼저 신호를 보냈다.

피로는 누적됐고, 사소한 통증은 일상이 되었으며, 회복이라는 단어는 계획표 어디에도 없었다.


거기에 집안일이 겹쳤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일들, 감당해야 하는 역할들.

멘탈이 무너지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작년의 나는 ‘잘 살기’보다 ‘잘 버티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새해 계획을 세우는 손이 무겁다.

예전처럼 빼곡한 목표를 적지 않고, 굳이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싶지도 않다.

게으름이라기보다는, 몸과 마음이 아직 작년을 지나오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안다.

계획이 많다고 삶이 단단해지는 건 아니라는 걸.

열심히 산다는 말이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올해도 작년처럼 살라고 하면, 솔직히 말해 못 살 것 같다.

그래서 방향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더 많이 하겠다는 계획 대신 덜 무리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앞서 나가겠다는 목표 대신 무너지지 않겠다는 기준을 세워본다.


과유불급.

이제는 그 말이 교훈이 아니라 생존 전략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올해의 목표는 단 하나일지도 모른다.

‘잘 해내는 삶’이 아니라 ‘계속 갈 수 있는 삶’을 사는 것.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잠시 쉬어도 뒤처지는 게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한 해.

올해는 그런 방식으로 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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