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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lish Oct 26. 2024

푸에르토 리코를 사랑한 남자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미국으로 가기전에 줄이고 줄인 짐을 싸면서 선물받은 수제로 만든 매듭 핸드폰고리 열개 정도의 뭉탱이와 내가 먹을 것도 모자라겠지만 주고싶은 이가 있으면 나누어주려고 일회용처럼 내려먹기 좋은 양으로 종이백에 포장 된 차를 몇 봉지 가져갔다. 과연 선물을 줄 만한 이가 있을까. 시간이 많이 걸리고 만들기 힘든 물건이니 아무나 주지말라는 신신당부를 받았고  이건 나의 일부를 떼어주는 일이니 내 마음을 꼭 표시하고 싶은 사람일 때만 주기로 한 터이다.

미국에 가서 이것들을 다 나눠주고 내 것조차 남겨 오지 못했으니 나는 가히 미국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두 사람은 교수진이었는데 두 사람 다 지금도 한국인으로서 나를 미소짓게 만드는 좋은 외국인이었다. 한 명은 나이도 많고 겉 모습은 약간 어른 같았으나 우리들의 사진을  찍어 줄 때는 땅바닥에 드러누워서 각을 재기도 하는 열정만땅 사진매니아였고 페이스북에 꾸준히 사진을 올리는 인플루언서 라고 할 만 했다. 세계의 크고 작은 나라들을 다니며 서핑과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그 많은 나라들 중 푸에르토리코라는 조그만 나라를 가장 사랑하는 거기서 살고싶다는 사진작가였다. 그는 우리들을 늘 my  friend이라고 불렀고 진심으로 대해 주었으며 수업에서는 넓은 견문과 깊은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 문화적 이해를 보여 주었다. 멋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페이스북을 그때 잠시하고 말았지만 엊그제 그양반  페이스북을 오랜만에 들여다보고 왔다. 또 다른 이는 키 크고 안경끼고 마른 몸매의 그러나 카리스마 넘치는 진지함으로 무장하고 동양의 문화와 차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진 이였는데 아직까지 카톡에 프로필조차 안 바뀌고 그대로여서 가끔 짧은 안부를 주고 받는다. 그 외에도 여러 훌륭한 이들이 있었고 나의 고리는 사실상 모자랐다고 할 수 있다. 갈 때는 짐탱이였는데 인복이 많은 나는 그 멀고 낯선 땅에서 많이도 좋은 인연을 조우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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