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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lish Oct 25. 2024

가을 햇살에 임하는 자세

습하지는 않지만 따가운 태양 앞에서

얼마 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아침에 해가 뜨고 30분 이내에 약 15분 정도 그 햇살을 받으며 목과 등 운동을 하면 그 시간 동안 인간을 치유하는 좋은 호르몬이 나온다고 한다. 이것이 저녁형 인간에게는 꽤나 힘든 일일 건데 아무래도 자연의 리듬은 아침형 인간의 생체리듬에 유리하게 되어있는 듯하다...

미국이며 필리핀 등 해외에 나갔을  때 절실히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햇빛을 꽤나 피하려 애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여인들이 알록달록 화려한 꽃무늬의 양산을 펼쳐 들고 줄지어 거리를 행차할 때에 도로를 지나가는 차들이 퍼레이드를 하는가 해서 손도 흔들고 빵거리기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미국의 경우 여름에 40도를 웃돌기도 하지만 습하지 않은 탓에 그늘에 가면 서늘하고 햇빛아래에서도 그렇게 더워서 죽을 정도는 아닌 듯하다. 물론 온난화로 사정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소독작용과 비타민공급 외에 질병을 치유하는 호르몬이 딱 정해진 시간만 나온다니 오묘한 일이다.

한국의 여인들은 선크림을 꼼하게 바르고 메이크업을 한 데다 양산을 챙겨 들고나간다. 햇빛을 지날 때면 어김없이 양산을 펼쳐 들고 햇빛과 거리 두기를 열심히 실천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앞서 말한 햇빛의 치유 효과는 선크림 하나만 발라도 소용이 없어진다고 한다.

햇빛만 적절히 잘 받아도 질병이 없을 수 있다니 참고할 만하다. 사실 백인들의 피부는 얇기도 하지만 햇빛을 일부러 찾아 쬐다 보니 노화가 빠를 수 있다고 하는 이도 있는데 적절하게 알아서 조절할 일이지만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햇빛이 위험하기만 한 것은 아니니 지나치지 않은 햇빛에도 겁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유별나게 하얀 피부를 선호하고 자연스러운 주근깨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문화가 진정 우리의 미적 기준으로  적절한가 하는 생각도 게 된다. 북유럽의 나라들은 몸소 원치 않아도 햇빛이 없는 시간이 많다 보니 그 햇빛을 가두기 위해 건물을 설계하고 햇빛을 쫓아다니며 휘게를 즐기기도 하지 않는가. 가끔 길을 가다가 햇빛에 몸을 맡기고 뒹굴거리는 고양이를 보면 사람보다 나은 상팔자라며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호박이나 시레기와 같은 묵나물들도 햇볕에 말린 것은 영양이 다르다고 하니 지나친 걱정으로 양질의 영양을 잃는 건 억울하다.

 감기나 여러 풍토병에서부터 고질적인 많은 병들이 찬 기운이 몸에 들어서 생기기가 쉬우므로 오존이 더 파괴되기 전에 아직은 무제한 무료제공인 안전한 양질의 햇빛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최근 우리나라 암발병률증가와 유방암 발생에 영향이 있을 지 모른다는 믿거나말거나 카더라 의견도 살짝 얹어본다. 미움받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듯이 주근깨 약간에 미워질 수도 있겠지만 햇볕에 건강미가 추가되는 나의 모습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상업적인 미의 기준에 휩쓸리지 않는다면 내가 스스로 미의 기준을 찾아 더듬어 가 볼 일이다. 장시간 외출이나 직업상 불안하다면 선크림 정도는 개인의 선택일 것이다. 양산이 어쩌면 친환경적 대안이 되어줄 수 있을지도..너무 얽매일 필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 햇빛의 복지를 위해서 힘이 있는 이들이 더 이상의 오존파괴를 막을 수 있는 노력에 심혈을 기울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미국의 푸르고 햇빛이 살아있는 그 많은 해변들을 다니는 동안 선글라스 하나로 족했던 시간이 떠오른다. 미국인들 중에 햇빛을 피하는 이는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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