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종이에
높은 이름으로
화려한 수식어와
휘황찬란한 미사여구로
한가득 빽빽하게
남들보다 더 길게
온통 까맣게 채워 넣어야
더 좋은 삶이 되는 건 아니란다
어울리지 않는 단어
앞뒤가 안 맞는 문장
찍찍 그은 선들
온갖 실수들
종이 구석에 눈물 자국
그러고도 또
다시 쓰기 위해
꾹 덮어놓은
수정테이프
좋은 삶을 쓰기 위한 그 모든 몸부림이
그 몸부림이 만든 수많은 실수가
그 실수 위에 눈처럼 쌓인 수정테이프가
더 좋은 삶을 만드는 거란다
지우면 지울수록
더 아름다워지는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