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by 이웅진

하늘을 올려다봐도

여전히 무거운 다리 밑

무겁게 짓눌리는

막막함을 뚫고

자라날 수 있을까

하늘과 가까워질 수 있을까


나의 엉덩이 밑에

어떤 연민도 없이 깔고 앉았던

벤치의 아래에

나처럼 막막함과 싸우고 있던

작은 풀들이 있었구나

너희들도 나처럼 절망하고 있겠구나

했는데


마치

어떤 벽에든 희망처럼

틈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듯이

그 틈이 정확히

어디에 뚫려있는지 안다는 듯이

굳세게 자라나는 풀들이여


너희는 어찌 그렇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냐

어쩜 그렇게

강할 수 있는 것이냐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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