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꽃

by 이웅진


죽음보다도 더 가파른
무시보다도 더 차가운
거짓보다도 더 딱딱한
바위틈에서 피어난 꽃다발에게

거기에서 굳이 왜 태어났냐고
그렇게 힘겨운 곳에서 태어날 바엔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게 낫다고
그만 고집부리고 차라리 꽃을 떨구라고
이야기할 사람은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당신이 아무리 힘겨운 삶에 뿌리내리고 있더라도
잘 살고 있는 겁니다
꽃답게 살고 있는 겁니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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