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고장

by 이웅진

도로 한편에

버려진 폐차를 보니

왜 저의

마음 한편이

떠오르는 것입니까


마음 한편에

마구마구 달리다 망가진

어제의 나들이

쌓여있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꿈도 없이 달려가다

손을 놓치고

주저앉아버린

친구들이 쌓여있기 때문입니까


누가 빨리 저 차를 치우라고

소리치는 소리에

이제는 같이 소리치지 못하겠습니다


차의 두 귀를 조용히 손으로 덮고

평생 고장 난 채로 있으라고

고장 나지 말라는 말이

우리를 고장 나게 만든다고

수북한 먼지와 함께

안아주고 싶습니다

화, 금 연재
이전 10화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