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담배 없는 새로운 삶이 이전보다 조금은 더 행복했으면 한다
그런 날이 있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거 같은 데 하루가 없어진 것처럼 후딱 지나가는 날. 어제가 그랬다. 뭐 한 것도 없는데, 날이 어두워졌고 아무 생각 없다가 일기 쓰기를 놓쳤다. 사실 쓸 내용도 없다. 담배는 피우고 싶지도 않았고 생각도 나지 않았다. 금연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변화도 3개월이 지나고 나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신기하다. 30년 가까이 피우던 담배를 단박에 끊어버리고 이제는 담배가 인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건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더불어 다시 담배를 피울 생각도 없다. 담배를 피웠던 지난 시간이 아쉽다. 돈도 아깝다. 무엇보다 건강을 많이 해친 것 같아 안타깝고 내 몸에게 미안하다. 그래서 그렇게 운동(헬스, 러닝, 등산)을 많이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담배를 끊어서 다행이기는 하다. 한 해가 다 가는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올해 한 것 중에서 담배 끊은 게 가장 잘한 것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 한 달 금주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싶다. 가끔 알코올 디톡스 방식으로 한 달 금주 후 헌혈을 하면 좋을 거 같기는 하다.
금연 일기도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 애초 100일만 쓰기로 했고 이제 하루 남았다. 일기는 금연을 지탱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이 일기를 그만 쓴다고 생각하니 뭔가 아쉽기도 하다. 계속 쓰는 것도 생각해 봤는데, 이젠 그다지 쓸 말도 없다. 그래서 가끔 간헐적으로 금연 일기를 쓰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이제는 담배 없는 삶이 자연스럽다. 어쩌면 새로운 삶일지도 모른다. 나의 담배 없는 새로운 삶이 이전보다 조금은 더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란다. 더불어 나의 금연이 누군가의 흡연에 조금이나마 닿았으면 좋겠다.
금연 99일 차
러닝머신에서 1시간 정도 달리다 걷다를 하면 온몸이 흠뻑 젖는다. 이전에는 샤워를 하고 1층 건물 뒤쪽으로 가서 담배를 피웠다. 땀 흘리고 피우는 담배는 맛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샤워를 하고 물을 마신다. 샤워 후에 습관처럼 담배가 생각나기도 한다. 한두 달 전이었다면 피우고 싶었겠지만, 지금은 뭐 그다지 피우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날이 갈수록 담배가 아득히 멀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