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복지정책이 아니라 증세정책이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5년, 정부가 파격적인 담배 가격인상정책을 시행했다. 2500원이던 담뱃값을 4500원으로 인상한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국민건강증진계획으로 흡연율을 2020년까지 29%로 낮추기 위해서라고 했다. 당시 흡연율은 놀랍게도 44%에 달했다. 참고로 2022년 한국의 흡연율은 14.7%라고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은데 14.7%밖에 안된다는 게 이상하기는 하다.
국민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값을 확 올린 건데, 그러면 한 1만원 정도 하면 흡연율을 더욱 낮출 수 있는 거 아닌가? 왜 4500원이지? 이에 대해 복지부는 흡연율 목표치 29%로 낮추는데 가장 효과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당시 조세재정연구원이라는 정부 기관에서 <담배과세의 효과에 재정>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의 목적은 담배로 세금을 거둬들이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가격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연구결과 4500원이 세금을 가장 많이 거둬들일 수 있는 가격이라는 것이다.
흡연율을 낮추는데 가장 효과적인 건 담뱃값을 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가격을 너무 올리면 흡연율이 낮아지고 그만큼 세수가 줄어들게 된다. 즉 흡연율도 낮추면서 세수를 올리는 접점을 찾은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부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당배 가격을 높인 게 아니라, 세금을 더 많이 걷기 위해 담뱃값을 4500원으로 책정한 것이다. 복지정책이 아니라 증세정책이었던 거다.
내년이면 4500원 담배 가격이 10년째에 접어든다. 그동안의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담뱃값이 싸게 느껴지기는 한다. 담배를 끊은 나는 담뱃값이 오르든 내리든 상관은 없다. 하지만 간접흡연에 의한 피해와 환경 문제 그리고 화재 등을 감안하면 담뱃값을 영국 수준(한 값에 2만원)으로 올리면 어떨까 싶다. 하지만 정부는 또 가장 세금을 많이 걷기 위한 가격 정책을 펼것이다. 이번에도 2000원 오른 6500원 정도이지 않을까?
금연 41일 차
변화
왕서한 식욕이 줄어들지 않는다.